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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story

조용한 LEXUS New RX vs 재미난 INFINITI JX

< 해당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7월호에 게재됐습니다. >


“여름을 위해 태어났다?”

바야흐로 여름이다. 벌써부터 쨍쨍 내려쬐는 자외선을 피해 시원한 바다와 산으로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고속도로를 채우고 있다. 

그래서일까. 자동차업체들 역시 휴가를 위한 최고의 차량들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신형 SUV들이 바로 그것이다. SUV는 넓직한 적재함과 5인 이상의 좌석, 그리고 온·오프로드를 모두 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여름자동차’에 가장 잘 어울리는 자동차다. 특히 최근에 출시되는 SUV들의 경우 연비마저 높아,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더욱 흔들고 있다. 

이중에서 눈길을 끄는 SUV는 일본의 프리미엄 브랜드들인 렉서스의 RX와 인피니티의 JX다. 두 브랜드가 5월을 전후로 비슷한 크기에 유사한 성능과 매력을 가진 신형 SUV를 출시했기 때문이다. 

올 여름, 백사장에 내려쬐는 강렬한 태양볕보다 뜨거울 RX와 JX의 특별한 경쟁을 한발 앞서 내다봤다. 


- 세단보다 조용하고 편안하다! New RX 


‘정숙성’은 렉서스를 표현하는 가장 중요한 단어다. 하지만 SUV의 가장 큰 단점 중 하나는 바로 소음이다. 이처럼 두 가지 상충되는 문제를 해결한 SUV가 바로 렉서스의 New RX다. RX의 실내 소음은 SUV가 아닌 세단과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조용하기 때문이다. 

물론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며, 엔진의 회전수를 올리는 경우에는 RX의 거친 숨소리가 실내에서 들리기도 하지만, 그나마도 희미하게 들린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이처럼 RX가 극한의 정숙성을 갖게 된 것은 엔진의 보닛 안쪽으로 방음장치를 꼼꼼하게 처리했기 때문이다. 렉서스 관계자는 “RX는 아마 SUV 중에서 가장 조용한 모델일 거라고 자신 한다”고 말할 정도다. 

1998년 출시 이후 벌써 4세대 모델을 등장한 RX는 지난 3세대에 적용됐던 패밀리룩이 더욱 강화되면서 남성적인 디자인이 강조됐다. 특히 CT200h 이후 등장한 ‘스핀들 그릴’은 이제는 안정적으로 느껴진다. 

인테리어 역시 이전 모델에 비해 큰 변화가 있다. 우드그레인이 살짝 포함된 스티어링휠을 중심으로 실내의 모든 편의사양들과 내비게이션 등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이 운전석에 집중됐다. 특히 변속기의 위치가 센터패시아 위로 올라가 독특한 느낌을 준다. 

RX의 가장 큰 특징은 세단을 능가하는 정숙성과 주행성이다. 거칠고 남성적인 느낌의 SUV임에도 세단보다 조용하고 차분한 성능을 보여준다. 반면 SUV 특유의 터프함이나 오프로드 주행능력을 기대하기는 아쉬움이 있다. 지상고는 높지만 차체가 낮기 때문에 오프로드를 가기 어려워 보이고, 4륜 시스템도 가변식이어서 파워보다는 연비에 집중한 모양새다. 그나마 높고 웅장한 덩치와 넓직한 트렁크가 SUV의 DNA를 유지시켜준다. 

SUV임에도 세단에 가까운 성능과 효용을 발휘하는 RX는 이런 점들이 오히려 매력적이다. 거친 주행이 필요한 오프로드 능력이 필요했다면 굳이 렉서스를 선택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는 철저하게 도심형 SUV라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자극하는 요소가 된다. 

아쉬운 점은 ‘모든 것이 바꿨다’는 All-new라는 표현이 RX 앞에 붙는데도, 구동계열은 3세대 버전과 그대로라는 점이다. 3세대에 비해 디자인이 바뀌기는 했지만, 같은 엔진에 같은 변속기를 쓰고 있어 All-new라는 수식어가 조금은 어색해 보인다. 

그러나 이런 점 때문에 이전 모델에 비해 판매가는 대폭 낮아졌다. 하락폭이 3세대 모델에 비교하면 거의 천만원 가까이 된다. 외관과 실내 디자인이 크게 개선된 점을 제외하면 3세대에 비해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이 가격을 내린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RX의 장점은 SUV임에도 조용하고 세련된 디자인에 효율성이 뛰어나다는 점”이라며 “여성운전자들과 전문직 종사자들의 많은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 가족과 즐기는 드라이빙 퍼포먼스 JX


지난 5월 부산모터쇼를 통해 국내에 공개된 인피니티 JX는 새로 개발된 자동차다. 인피니티의 브랜드 컨셉트카였던 에센스를 기반으로 7인승 SUV를 개발에 나선 결과, 탄생한 패밀리형 퍼포먼스 SUV가 바로 JX인 셈이다. 

그래서일까. JX는 기존 인피니티 형제들과는 전혀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 바로 안락함이다. 먼저 구동계열에서는 인피니티 최초로 무단변속기(CVT)를 탑재했다. 이 CVT는 동력 전달이 매끄럽고 변속 충격이 없어 승차감이 매우 뛰어날 뿐 아니라, 진동과 소음이 최소화돼 쾌적한 실내 환경을 선사한다. 이와 함께 효율성은 물론, 밀림 현상을 방지해주는 ‘힐 어시스트(Hill Assist)’도 적용돼 안전성도 높였다. 

이밖에 다양한 주행모드 역시 JX 만의 매력이다. 인피니티는 JX에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를 탑재했는데, 이 기능을 사용하면 스포츠, 에코, 스노우, 스탠더드 등 4가지 주행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이중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면 기존 인피니티 만의 다이내믹한 퍼포먼스도 즐길 수 있다. 

인테리어 공간 역시 활용성이 높아 쾌적한 환경을 제공한다. 3열시트로 구성된 JX는 7명이 탑승시에도 편안한 시트포지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했다. 2열시트는 6:4 폴딩을 지원하고, 특히 2열시트는 전/후방으로 최대 140mm를 이동시킬 수 있어 굳이 접지 않고도 3열시트에 사람이 탈 수 있다. 

외모는 인피니티 만의 럭셔리하면서도 역동적인 분위기가 느겨진다. 해외 유수의 자동차업체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던 컨셉카 ‘에센스’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이어받았기 때문이다. JX의 외관은 강인한 프론트그릴을 중심으로 날렵한 외관을 보여준다. 인테리어 역시 다른 형제들처럼 깔끔하고 심플하다. 

무엇보다 JX가 경쟁차에 비해 매력적으로 보이는 이유는 경쟁모델에 비해 합리적인 가격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JX의 국내 가격은 VAT 포함해 2륜 모델 6750만원, AWD 모델 7070만원으로 경쟁력이 돋보인다. 국내 SUV 가격과 직접 비교는 어려움이 있지만, 수입 SUV 중 7인승 모델과는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닛산코리아는 JX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인피니티는 그동안 운전을 즐기는 오너 드라이버들의 높은 애정을 받아왔던 브랜드”라며 “20~30대 젊은 층과 레저생활을 즐기는 이들에게 JX는 훌룡한 대안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 SUV 종마 대결, 승자는 누구?


자동차 업계 전문가들은 RX와 JX의 진검승부에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두 회사 모두 하반기 주력모델들을 줄줄이 출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두 모델의 대결이 전초전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수입차 업계 한 임원은 “독일 3대 브랜드와 함께 4강구도를 완성했던 렉서스와 국내 상륙 직후 돌풍을 일으켰던 인피니티 모두, 하반기 주력모델 출시가 예정돼 있어 JX와 RX의 승부가 더욱 주목된다”며 “세단 같은 RX와 퍼포먼스가 일품인 JX 중 국내 소비자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앞으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