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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story

[Volkswagen] 1등 향한 비장의 한수 '가솔린 라인업'

[해당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5월호에 게재됐습니다]


“진짜 질주는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된다.”

폭스바겐의 광폭행보에 수입차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2004년 한국 법인 설립 후 조용한 행보를 거듭하다 2010년 디젤 열풍을 주도하며 수입차업계의 기린아로 등극한 폭스바겐이 올해 하반기 대대적인 신차 출시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서다.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5월 골프 1.4 TSI 투입을 시작으로 하반기에 가솔린 모델을 집중 투입할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판매 중인 10개 모델이 대부분 디젤엔진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라인업이 2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주목할 부분은 새롭게 투입되는 가솔린 라인업들의 경쟁력이 의외로 막강하다는 점이다. 수입차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폭스바겐은 디젤 중심의 라인업을 운영해 왔지만, 사실 폭스바겐의 진짜 강점은 가솔린에 있다”면서 “디젤 수준의 효율성을 갖춘 가솔린 모델을 들여와 현재 판매 중인 디젤 모델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한다면 수입차업계의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가솔린 모델 출시라는 ‘신의 한 수’를 준비하고 있는 폭스바겐의 전략을 한 발 앞서 살펴봤다. 


- 주력 모델 ‘GOLF’ 가솔린 엔진으로 재도약

폭스바겐이 가장 먼저 선보일 가솔린 모델은 바로 골프 GTI다. 이미 국내에서도 마니아층이 형성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모델인 만큼, 개선된 성능과 효율성을 갖춘 가솔린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새롭게 출시되는 골프 GTI를 이해하려면 폭스바겐의 상징으로 불리는 골프의 역사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작고 귀여운 디자인에 놀라운 효율성을 갖추고 있어 마니아층이 두터운 폭스바겐의 주력 모델 골프는 놀랍게도 올해 마흔이 됐다. 1974년 3월29일 양산형 모델이 첫 출시된 후 올해로 탄생 40주년이 된 셈이다. 

당시 자동차 디자이너 사이에서 전설로 평가받던 조르제토 주지아로(Giorgetto Giugiaro)가 선보인 ‘2박스 스타일의 해치백’의 골프 1세대 기존 소형차와의 완연히 다른 디자인을 보여주며 ‘골프 클래스’라는 새로운 세그먼트를 탄생시켰다. 

이로부터 1년 뒤 폭스바겐은 작고 귀여운 골프에 고성능의 기술을 접목한 GTI 모델을 공개했다. 소형차로서는 전례가 없던 강렬한 캐릭터와 독일 아우토반 1차선을 182km/h라는 놀라운 속도로 질주하는 성능을 갖춘 ‘스포츠 해치백’의 탄생이었다. 이렇게 탄생한 골프 GTI는 전 세계에 골프 마니아들을 만들어가며 실용적인 부문만을 강조했던 해치백에 개념을 ‘고성능’으로 확장시켰다. 

폭스바겐은 바로 이 고성능 스포츠 해치백을 오는 5월 국내에 공식 출시할 계획이다. 폭스바겐그룹의 차세대 생산전략인 MQB(Modular Transverse Matrix; 가로배치 엔진전용 모듈)플랫폼을 통해 생산된 7세대 골프 GTI는 220마력의 터보차저 가솔린 직분사 엔진(TSI)과 함께 사상 최초로 프론트 액슬 디퍼렌셜 락(Front axle differential lock, VAQ)를 탑재한 230마력 GTI 퍼포먼스 라인을 동시에 선보인다. 

두 가지로 출시되는 골프 GTI는 모두 37.5kg‧m의 최대 토크를 발휘하며, GTI 기본형의 최고속도는 246km/h에 공인 복합연비 16.6km/L, 퍼포먼스 라인은 최고속도 250km/h에 공인 복합연비 15.6km/L다.(6단 수동변속기 기준)

이뿐 아니다. 폭스바겐은 골프 GTI 외에도 극한의 효율성을 추구한 1.4 TSI 모델도 같이 출시할 계획이다. 다운사이징의 교과서로 불리는 1.4L TSI엔진은 작지만 강력한 파워와 높은 효율성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듀얼클러치 방식의 7단 DSG 변속기를 조합해 부드럽고 편안한 주행이 가능하며, 4가지 주행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프로파일 셀력션 기능을 기본 장착해 운전의 재미를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다. 이밖에도 복합연비 23.8km/L(수동변속기 기준) 놀라운 효율성을 가진 골프 GTD도 같이 공개된다. 


- 디젤 세단에도 가솔린 모델 투입 예정

그러나 수입차업체들이 가장 긴장하고 있는 부분은 중형세단 부분이다. 폭스바겐이 하반기부터 가솔린 모델의 국내 투입을 결정한 만큼, 세단형 모델에도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신차들이 잇따라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폭스바겐은 현재 국내에 중형세단인 파샤트와 뉴CC, 그리고 플래그십 세단인 페이튼 등 3가지 모델을 대상으로 가솔린 모델을 판매 중이다. 파사트는 2500cc급 가솔린 모델을, 뉴CC는 2.0 TSI 모델, 페이튼은 4.2 LWB가 가솔린 엔진을 사용 중이다. 이외에 다른 차종들은 모두 디젤엔진을 심장으로 쓴다. 

수입차업계에서는 바로 이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 이미 디젤 엔진 만으로도 수입차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파샤트와 뉴CC에 디젤보다 가격이 낮은 가솔린 모델을 투입한다면 소비자들의 높은 호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가격합리성과 높은 효율성을 갖춘 준중형세단인 제타 역시 독일과 미국시장에서 가솔린 모델을 판매하고 있는 만큼, 국내에도 가솔린 모델을 출시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수입차업계 딜러는 “폭스바겐은 국내 완성차업체들과 직접 비교가 가능한 가격대에 높은 품질의 차량들을 포진시키고 있다”면서 “파샤트나 뉴CC의 새로운 가솔린 모델들이 만약 2500~3500만원대의 가격대로 무장한다면 수입차업계는 물론 국내 완성차업계에도 파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렇다면 폭스바겐은 지금까지 왜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중형세단을 국내에 선보이지 않았던 것일가. 이에 대해 폭스바겐 관계자는 “국내 배기가스배출 규제제도와 글로벌 제도가 차이가 커서 해외시장에서 출시했던 중형세단들을 국내에 들여올 수 없었다”면서 “한-유 FTA 타결 이후 유예기간이 지나면서 이런 부분들이 해소됐다”고 말했다. 

폭스바겐은 현재 BMW그룹코리아와 함께 수입차 업계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추격전을 펼치고 있다. 디젤 모델 만으로 수입차 2위로 올라선 폭스바겐이 정숙성과 폭발적인 주행감, 그리고 스마트한 가격의 가솔린 모델까지 갖춘다면 폭스바겐은 국내 수입차 시장의 지존이 될 것이란 게 업계의 예상이다. 

수입차업계는 물론 국내 자동차업계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예상되는 폭스바겐의 가솔린 모델 출시. 그 ‘신의 한수’가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