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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story

[BMW] 아시아 최초 복합 드라이빙센터 실현한 장성택 이사

[해당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5월호에 게재됐습니다]


“BMW 벨트를 한국에서도 만들 수 있을까?”

지난 2006년 김효준 BMW그룹코리아(이하 BMW)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BMW의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는 테마파크 같은 장소를 국내에도 설립해보자는 의미였다. 

김 대표가 소망했던 BMW벨트는 BMW그룹 본사가 있는 독일 뮌헨의 자동차 체험시설들을 의미한다. 일종의 자동차 테마파크처럼 꾸며진 BMW벨트에서는 BMW그룹이 생산해온 다양한 차량들을 모두 볼 수 있으며, 이곳에서 진행되는 차량인도식은 그야말로 하나의 축제처럼 펼쳐진다. 그래서 BMW 고객들은 웬만하면 BMW벨트를 직접 방문해 새로운 애마를 받고 싶어한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난 지금, 김효준 대표는 꿈의 실현을 눈앞에 두고 있다. 당시 그의 지령을 받았던 장성택 이사가 우여곡절 끝에 ‘BMW 벨트 인 코리아’를 실현시키고 있어서다. 바로 인천 영종도에 들어서고 있는 BMW드라이빙센터가 그것이다. 

오는 7월 공개될 예정인 BMW드라이빙센터는 사실 국내 유일의 자동차 체험센터다. 축구장 33개의 규모의 부지에 6개의 다양한 시승코스와 헤리티지박물관, 연회장, 교육시설과 A/S센터까지 갖추고 있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서도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자동차 테마파크인 셈이다. 

‘자동차의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을 만들어보자’는 원대한 꿈을 8년 만에 실현한 BMW. 총책임자를 맡아 프로젝트를 이끌어온 장성택 이사에게서 드라이빙센터에 담은 BMW의 꿈과 그간의 땀에 대해 들어봤다. 


- 프로젝트 보고서에 독일 본사 ‘어이 상실’

“2009년 드라이빙센터 건립안을 갖고 독일 본사를 찾았습니다. 당시 이 보고서를 읽은 본사 사람들이 어이없어 하던 표정이 아직도 눈에 선하네요.”

장성택 이사는 BMW드라이빙센터 건립과정에 대해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2006년 김효준 대표로부터 ‘BMW 벨트 인 코리아를 만들어보자’는 지시를 받았던 그는 3년 만에 이를 더욱 확장해 드라이빙센터 프로젝트란 이름으로 독일 본사에 보고서를 제출했다. 

사실 드라이빙센터의 시작은 지금처럼 원대한 것이 아니었다고 한다. 2007년 당시 세 번째로 장만했던 수원 트레이닝아카데미가 수용가능한 인원이 넘어서면서 새로운 트레이닝아카데미 부지를 물색하던 중, 앞서 김효준 대표가 지시했던 ‘BMW벨트’와도 조화시켜보자는 제의가 나오면서 드라아빙센터 건립안이 완성됐다는 것이다. 

“2007년부터 BMW 판매량이 급격하게 늘어났습니다. 새로운 차량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시장의 높은 호응을 받았고, 수입차 시장에 디젤엔진 열풍이 불면서 영업직원들과 테크니션들에 대한 교육 수요도 급격하게 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새로운 트레이닝아카데미 부지를 물색하던 중 단순한 교육시설이 아닌 고객들도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어보자는 제안이 나왔습니다. 직원들을 교육시킬 수 있으면서, 고객들도 BMW는 물론 자동차와 관련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어 보자는 얘기였죠. 그 결과 지금의 드라이빙센터 프로젝트가 시작됐습니다.”

새로운 제안이 나오자 장 이사는 팀원들과 함께 다양한 부지를 방문하며 프로젝트 보고서를 작성했다. 그리고 2009년 독일 뮌헨으로 날아가 본사에 ‘드라이빙센터 건립안’을 보고했다. 

“본사 직원들조차 처음에는 당황해 했습니다. 글로벌 본사가 있는 곳도 아니고, 미국이나 중국처럼 시장 규모가 엄청난 곳도 아닌데, 이처럼 대규모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겠다고 하니 본사 입장에서는 어이없다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김효준 대표가 강력하게 사업 추진을 요구했고, 결국 본사의 승인이 떨어졌습니다. 그날 팀원들과 찐하게 한잔 했죠.”


- 700억 투입해 자동차 테마파크 만든다

우여곡절 끝에 본사 승인이 떨어졌지만, 아직 갈 길이 멀었다. 장성택 이사는 “프로젝트는 승인됐지만, 정작 어디에 지을지도 결정되지 않은 상태였다”면서 “부지 확보 과정에서도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서울과의 접근성이 좋으면서도 대규모의 개발부지를 확보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부지 확보를 위해 그는 1년 6개월이 넘는 시간동안 수도권 인근을 발이 닳도록 다녔다고 한다. 경기도 용인을 비롯해 김포와 시흥까지 그야말로 경기도 내에 가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였다. 

“드라이빙센터를 지을 후보 부지로 최소 15곳을 이상을 다녔습니다. 간 곳을 다시 가보고, 혹시 주변에 보지 못한 땅이 있지 않을까 해서 후보지 주변을 샅샅이 조사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거쳐 영종도로 왔습니다. 영종도에서도 지금의 부지가 아닌 을왕산 일대 등을 헤매다가 지금의 장소를 찾았습니다.”

어렵사리 맘에 드는 부지를 찾았지만 시련이 이게 끝이 아니었다. 드라이빙센터가 들어서는 신불IC 일대는 한국공항공사 소유 정부부지로, 현재 스카이72가 임대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인천국제공항 제5활주로 예정부지여서 땅을 살 수가 없었다. 

“결국 공항공사와 스카이72를 만나 임대 방식으로 지금의 부지를 마련했습니다. 2025년까지 임대하는 방식입니다. 이후에는 심사를 통해 임대를 연장하는 방식입니다.”

부지를 마련하자 곧바로 시공사 선정에 들어갔다. 국내 최고의 건설사들에 드라이빙센터의 개념에 대해 설명하고, 제안서를 받았다. 그 결과 현대산업개발을 파트너로 정해 현재 공사가 한창이다. 

“드라이빙센터에는 2.6km에 달하는 고속주행 구간과 원형의 서큘러 코스, 오프로드 구간 등 6개의 주행코스와 연회장, 과학교실, BMW 헤리티지 박물관, A/S센터 등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또한 전체 부지의 30% 정도를 지역주민을 위해 할애해 축구장과 농구장 등의 체육시설, 근린생태공원들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 특별한 경험과 추억이 있는 곳으로 

이처럼 온갖 우여곡절과 어려움을 헤쳐나간 결과 BMW 드라이빙센터는 오는 7월 개장을 앞두고 있다. 이미 도로포장과 건물의 외관의 대부분 완성된 상태다. 5월말 준공을 받은 후 2개월에 걸쳐 인테리어와 내부시설물을 갖춘 뒤 문을 열 계획이다. 

장성택 이사는 이곳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싶어한다. 주중과 주말을 나눠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고객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주말에는 M택시 드라이빙과 같은 짧고 강렬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짜고, 주중에는 자동차에 대해 심도 깊은 체험을 하는 방식이다. 

“드라이빙센터는 오는 7월이면 문을 엽니다. 어찌 보면 한고개 넘었다고 볼 수 있지만, 앞으로의 대한 고민이 더 크죠. 이곳을 찾은 고객들이 많은 특별한 경험과 즐거운 추억을 더 가져갈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가족들이 모두 즐길 수 있는 체험 및 교육시설을 지어 놨으니, 많이 이용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고객님이 아니어도 관계없습니다. 자동차를 좋아하시고 관심이 있으시면 누구든지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