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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story

[RIVAL] Mersedes-Benz GLK 220 CDI vs INFINITI FX 3.0d

[해당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35호(2013년 8월호)에 게재됐습니다]


 What’s Your Style? 

90년대 중반 시작된 SUV는 200년에 가까운 자동차 역사에 아주 짧은 순간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 짧은 순간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대세가 됐다. 높은 차체가 주는 안정감과 볼륨감, 그리고 세단을 능가하는 편의성이 소비자들의 감성을 제대로 자극했기 때문이다. 

전성기를 맞은 만큼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은 여러 종류의 SUV를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의도하지 않았지만, 유독 대립각을 세우며 전혀 다른 매력으로 어필하는 SUV들이 있다. 바로 메르세데스-벤츠(이하 벤츠)의 GLK와 인피니티의 FX다. 

도시형 SUV에 속하는 두 차량은 먼저 외모부터 판이하게 다르다. 직선으로 구성된 벤츠의 GLK와 달리 인피니티 FX는 전체적으로 곡선이 많이 사용됐다. 인테리어 역시 벤츠는 하이테크한 느낌을 주는 반면, 인피니티는 클래식하면서도 전통적인 럭셔리카의 느낌을 살렸다. 

주행성능 역시 마찬가지다. GLK는 벤츠 특유의 묵직하면서도 안정적인 드라이빙으로 인해 신뢰감이 드는 반면, FX는 경쾌하고 빠른 응답성으로 다이내믹함이 강조됐다. 

똑같은 디젤 연료를 사용하지만, 외모부터 성격까지 모두 다른 벤츠 GLK 220 CDI와 인피니티 FX 3.0d를 비교해봤다. 


- 직선의 묵직함 Benz GLK 220 CDI

국내 출시 3년만에 성형수술을 거쳐 선보인 The New Generation GLK(이하 GLK)은 날렵한 ‘각’이 너무나 매력적인 SUV다. 프론트 그릴부터 후면 해치까지 곡선을 거의 찾기 어려울 정도로 극단적인 직선 위주의 디자인을 가졌지만, 직선 특유의 안정감과 운전자에게 편안함을 전해준다. 여기에 다른 SUV에 비해 낮은 차체와 개방감이 돋보이는 전면 글래스로 탑승감이나 개방감이 남다르다. 

헤드램프는 벤츠의 패밀리룩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두 눈 사이를 쌍꺼풀처럼 감싸고 있는 LED 주간주행등과 미간에 위치한 커다란 벤츠의 세꼭지 별이 럭셔리 메이커인 벤츠 가문 출신이라는 점을 드러낸다. 

내부 인테리어 역시 벤츠의 최근 트렌드인 하이테크한 기술력이 돋보인다. 먼저 새로운 디자인의 계기판과 원형의 송풍구, 그리고 패들 시프트가 함께 하고 있는 3-스포크 가죽 스티어링 휠이 눈에 띈다. 여기에 대시 보드 트림의 앰비언트 라이트와 도어 손잡이 등에 실내등이 내장된 라이트 패키지가 스타일리쉬하면서도 럭셔리함을 강조한다. 또 천장 전체를 개방할 수 있는 파노라마 썬루프가 기본 장착돼 높은 개방감은 물론, 쾌적한 주행 환경을 제공한다. 

가장 큰 변화는 변속레버의 위치이동이다. 이전 모델의 경우 센터페시아 아래 자리했지만, 이번 모델의 경우 스티어링 휠 뒤로 자리를 옮겼다. 센터페시아 아래에는 수납공간이 마련돼 더 깔끔해졌다. 

2143cc 직렬 4기통 디젤 엔진을 심장으로 사용하는 GLK은 낮은 RPM에서도 강력한 토크와 즉각적인 반응을 보여준다. 최고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40.8kg*m의 야무진 파워를 바탕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자연스런 주행이 가능하다. 

여기에 7G-Tronic Plus(7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돼 높은 효율성과 빠른 가속력, 민첩한 반응을 경험할 수 있다. 복합연비 역시 13.1km/L이며,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8.8초에 도달한다. 

GLK의 장점은 묵직한 주행감이다. 국내 출시된 두 트림이 모두 풀타입 사륜구동이기 때문에 안정감 있는 주행을 경험할 수 있다. 여기에 낮은 지상고 역시 묵직한 주행감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해준다. 

‘각’을 세운 첫인상부터 신뢰감을 주는 GLK의 국내 판매가는 일반형 5800만원, 고급형 6560만원이다. 


- 곡선의 다이내믹 INFINITI FX 3.0d

인피니티 FX는 곡선을 살린 볼륨감이 매력적인 SUV다. ‘더블 아치형’으로 불리는 프론트 그릴과 뒷모습의 후드는 두툼한 근육질을 연상시킬 정도다. 또한 루프에서 후면부로 이어지는 곡선라인 역시 강렬하면서도 우아한 모습을 지녔다. 그래서 도로 위의 FX에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아함과 볼륨감을 극대화한 라인 덕분에 차체는 의외로 작아보인다. 하지만 전체 길이가 4865mm로 국내 대표 SUV인 산타페보다 더 길다. 전폭 역시 50mm가 넓으며, 축거가 싼타페보다 185mm 길어 높다는 느낌은 없다. 지상고는 의외로 높아 보이지만, 실제로 탑승하는데 불편함이 없을 정도다. 

외관 중 단연 눈에 띄는 부분은 전면부의 헤드램프와 ‘아가미’로 불리는 측면의 통풍구다. 헤드램프와 통풍구의 조화는 마치 바다의 포식자로 불리는 상어 같은 느낌이다. 날렵하게 위로 쏟은 두 눈 주위로 LED라인이 깔끔하게 감싸주고 있다. 여기에 측면의 통풍구는 크롬도금을 통해 운동성을 강조해 준다. 

강렬한 외관과 달리 인테리어는 고풍스럽다. 천연가죽 시트와 센터페이사의 디자인은 인피니티 특유의 패밀리룩을 그대로 계승하면서도 심플하다. 내부 공간은 축거가 긴 만큼 굉장히 넉넉하며, 승차감 역시 탁월하다. 특히 뒷좌석 승차감은 흡사 플래그십세단 급에 속할 정도로 여유롭다. 

큰 차체지만, 운동성능은 그야말로 눈부시다. 디젤 특유의 강인한 힘과 인피니티 만의 반사 신경이 만나서, 마치 단거리 육상선수 같은 성능을 발휘한다. FX30d는 최고출력 238마력에 최대토크 56.1kg*m의 힘을 내는 3.0L 6기통 터보 디젤 엔진이 장착됐다. 

이 터보 디젤 엔진은 저회전 영역에서부터 최대토크를 뿜어내기 때문에 가솔린 엔진과 동일한 수준의 민첩함을 경험할 수 있다. 여기에 7단 자동변속기와의 조화를 통해 부드러우면서도 강렬한 주행감을 느낄 수 있다. 

실제 주행감은 그야말로 다이내믹하다. 드라이빙 모드를 스포츠 모드로 변경한 후 스티어링 휠 뒤의 패들 시프트를 이용하면 흡사 스포츠카 같은 주행감각을 보여준다. 게다가 인피니티 특유의 민첩함이 큰 덩치를 커버하기 때문에 마치 레이싱머신을 탄 것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연비는 아쉬운 부분이다. 디젤 모델 임에도 복합연비가 9.5km/L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차의 첫 번째 매력이 뛰어난 운동신경과 질주본능이란 점을 감안하면 연비는 큰 문제로 보이지 않는다. 

날렵한 주행성능과 매끈한 라인이 매력적인 인피니티 FX3.0d의 가격은 790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