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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iving Review

[Trend] 대형가솔린에서 소형디젤로, '선택의 기준'은 효율성!

[해당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12월호(39호)에 게재됐습니다]

덩치보다 실속이 우선!

‘다운사이징’이 자동차업계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 성능과 효율을 그대로 누리면서 이전보다 작은 에너지를 갖고 높은 효율을 내는 다운사이징 자동차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어서다. 특히 다운사이징의 선봉은 수입차업체들이 서고 있다. 중대형 위주의 신차들을 선보였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중소형의 실속형 신차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고유가와 체감경기가 실속형 신차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배경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가 필요하지만, 유지비용에 가계경제에 부담을 주는 만큼 큰 차보다는 작고 효율적인 차에 소비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 효율 높고 개성 강한 중소형 강세

자동차업계의 ‘효율’경쟁은 지난 2008년 BMW그룹코리아(이하 BMW)가 3시리즈에 디젤 엔진을 장착한 320d를 출시하면서 본격화됐다. 이어 BMW는 주력모델인 5시리에 디젤엔진을 장착한 520d를 출시하며 효율경쟁을 주도했다. 

BMW가 시작한 효율경쟁은 곧바로 수입차 시장의 트렌드가 됐다. 경쟁사인 아우디코리아(이하 아우디) 역시 주력모델인 중형세단 A6에 디젤 엔진을 장착한 TDI 모델들을 들여왔고, 벤츠 역시 CDI로 불리는 디젤모델을 출시했다. 

2012년에는 폭스바겐코리아(이하 폭스바겐)가 효율경쟁의 새로운 리더로 등극했다. 글로벌 베스트셀링 모델인 골프를 출시하면서 전 차종을 디젤엔진으로만 들여왔기 때문이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폭스바겐의 골프가 자동차업계의 트렌드가 된 다운사이징의 트렌드를 주도했다고 평가한다. 자동차전문지 더아이오토 한창희 편집장은 “골프 출시 전까지만 해도 수입차시장은 중대형 차량들이 주류를 이뤘지만, 디젤엔진과 다양한 편의사양으로 무장한 골프가 출시되면서 수입차업체들이 중소형 모델들을 잇달아 출시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실제 골프 출시 이후, BMW은 미니를 비롯해 소형 디젤 차량들을 국내에 출시하기 시작했고, 아우디와 벤츠 등도 A3, A-class 등 소형차를 국내에 들여왔다. 

이뿐 아니다.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던 푸조-시트로엥 역시 소형디젤에 관한 높아지기 시작하면서 최근에는 주목을 받고 있다. 푸조-시트로엥은 국내에서 판매되는 수입차 중 최고 연비 차량 BEST 10에 무려 5대의 차량들을 올라 있다. 


- 높은 연비와 실용적인 옵션이 매력

수입차업체들이 이처럼 고효율의 중소형 신차들을 출시하면서 소비자들 역시 국산차가 아닌 수입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5년 사이에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수입차 판매량 역시 이런 추세를 반영한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중소형 수입차들이 이처럼 높은 관심을 받는 이유는 앞서 밝힌 것처럼 디젤 엔진을 통해 높은 효율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수입차 중 최고 연비를 기록하고 있는 푸조 208 1.4 e-HDi 5D는 복합연비만 21.1km/L에 달한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인 토요타의 프리우스 역시 21.0km/L다. 가솔린 엔진으로 구성된 국산 중소형차가 약 10~15km/L의 연비를 기록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유지비용에서 큰 차이가 난다는 게 수입차 업체들의 설명이다. 

여기에 개성 있는 디자인과 럭셔리 세단 수준의 편의사양은 중소형 수입차에 대한 관심을 더욱 높여주고 있다. 국내 출시되는 중소형 수입차들은 대부분 국내에서 판매 중인 중형세단 급의 편의사양과 안전장비들을 갖추고 있다. 수입차업체들이 불황에도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이유다. 

국내업체들 역시 이런 흐름을 감지하면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내수 1위의 현대차는 올 여름 복합공인연비 18.5km/L의 아반떼 디젤을 출시하며 맞불을 놨다. 이에 앞서 지난해에는 프리미엄 SUV 싼타페를 출시하며 수입차업체들의 공세를 저지했다. 기아차 역시 디자인과 효율을 높인 K3(구 포르테)를 선보였다. 

한국GM 역시 실용성을 강조한 소형 SUV인 트랙스를 올해 초 출시했고, 르노삼성은 복합연비 18.5km/L라는 극강의 연비를 자랑하는 QM3의 연말 출시를 앞두고 있다. 

수입차업체들이 주도하고 국내 업체들이 수성전에 나선 자동차업체들의 ‘효율경쟁’은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하반기부터 출시되기 시작한 전기자동차(이하 전기차)들이 기존의 디젤엔진 차량들과 본격적인 경쟁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 전기차와 디젤하이브리드에 관심 높아

기아차는 현재 경차인 ‘레이’를 기반으로 한 전기차 ‘레이EV’를 내놓았으며, 한국GM은 올 6월부터 역시 경차인 ‘스파크’를 기반으로 개발한 ‘스파크EV’를 판매중이다. 여기에 르노삼성은 아예 준중형급인 전기차인 SM3 Z.E.를 선보였다. 국내 자동차업체 한 관계자는 “수입차업체들이 주도했던 디젤 열풍의 원동력은 바로 높은 효율성이었다”면서 “디젤 엔진보다 높은 효율에 친환경적인 전기차가 앞으로는 효율경쟁의 선봉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그러나 전기차가 대중화되기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높은 효율을 갖고 있지만, 500km 이상의 고속주행이 어렵다는 점과 충전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게 걸림돌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한창희 편집장은 “전기차가 미래의 자동차인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아직 충전시설이 부족하고, 관련법규도 미비해 디젤엔진 차량들처럼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벤츠가 지난 11월 선보인 디젤하이브리드가 전기차 대중화 시대에 앞서 자동차 효율경쟁의 새로운 아이콘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벤츠는 직렬 4기통 디젤 엔진에 20kW 전기모터를 더해 복합연비 17.2km/L에 최대토크가 51.0kg*m에 달하는 강력하고 효율적인 중형세단을 선보였다. 벤츠 관계자는 “파워가 좋은 디젤엔진의 힘과 하이브리드의 효율성을 동시에 충족시켜준다”며 “효율경쟁의 새로운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자동차업체들이 벌이고 있는 효율경쟁의 끝은 어디일까. 전문가들은 “수소자동차”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 유럽에서는 수소차를 관용차로 개발해 실제 운행하고 있기도 하다. 국내에서는 수소차와 관련해 현대차를 주목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미 수소차를 개발해 덴마크에서 실제 운행 중이다. 

고유가가 촉발시킨 자동차업체들의 에너지 효율경쟁. 꿈의 연비로 불리는 20km/L를 넘어서,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펼칠 기술력싸움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