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당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2월호에 게제됐습니다 ]
“한국 시장은 고객만족도를 알 수 있는 하나의 기준입니다.”
지난해 11월25일. 메르세데스-벤츠(이하 벤츠)의 플래그십 세단인 S클래스 발표회장에 다임러그룹의 디터 제체 이사회 의장이 방한했다. 다임러그룹은 독일 최대의 자동차그룹으로, 산하에 벤츠를 비롯해 여러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실제 벤츠는 수입차시장의 순위 경쟁에서 서서히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수입차 지존으로 군림하던 과거와 달리, BMW그룹에 1위 자리를 내주더니, 지난해에는 폭스바겐그룹에게도 추월당하며 수입차 업계 3위로 내려앉았다. 그마나 3위 자리도 불안하다. 4위를 차지한 아우디에 판매대수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럭셔리의 대명사로 불리던 벤츠의 명성이 이제 다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다양한 럭셔리브랜드들이 진출하면서 벤츠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입차 지존으로 불리던 럭셔리카와 동급의 의미로도 불리던 ‘벤츠’. 정말로 벤츠의 성장엔진은 식고 있는 것일까.
- 경쟁사보다 늦은 성장, 순위 밀려나
KAIDA에 따르면 2013년 연간 누적 수입차 등록대수 1위는 BMW로 3만3066대를 기록했다. 벤츠를 추월하며 질주 중인 폭스바겐은 2만5649대를 기록했다. 3위인 벤츠는 2만4780대로 3위를 기록했다.
사실 벤츠는 지난해 2만4780대를 판매하며 바쁜 한해를 보냈다. 전년대비 21.5%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결과만 놓고 보면 벤츠는 지난해 농사를 잘 지은 편인 셈이다. 하지만 경쟁업체들이 이보다 더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벤츠의 체면을 구겨버렸다.
업계에서는 E클래스가 큰 관심을 받지 못한 것은 ‘너무 앞서간 디자인’과 ‘경쟁사의 신차 출시’가 겹쳤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신형 E클래스는 페이스리프트 모델임에도 풀체인지 급의 디자인 변화를 거쳤는데, 이 디자인이 너무나 젊다보니 벤츠의 클래식함과 존재감을 좋아하는 고객들로부터 외면 받았다는 것. 게다가 경쟁모델인 BMW그룹의 5시리즈가 10월 출시되면서 신형 E클래스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레 줄었다는 설명이다.
- 호불호 갈리는 젊은 벤츠, 성공할까
올해 처음 공개한 CLA클래식 역시 논란거리다. ‘작은 럭셔리카’를 표방하며 등장했지만, 너무나 높은 가격대에 소비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CLA클래스는 미국 대비 최고급 모델의 가격차가 무려 2000만원 가까이 난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벤츠의 올해 전략이다. 벤츠는 올해에도 대형세단보다 소형 세그먼트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출시한 CLA클래스에 이어 GLA클래스로 출시할 계획이다. 젊은 소비층을 끌어안아야 앞으로도 꾸준한 성장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에 젊은 층이 관심 있는 소형차종에 집중한다는 게 벤츠 측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 주력모델인 E클래스와 S클래스가 든든하게 뒤를 받쳐줘야 한다. 지난해 말 출시된 S클래스는 벌써 주문대수만 3800대에 이를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차량가격만 환산해도 6000억원에 가까운 금액이다.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수입차 시장에서 ‘젊은 벤츠’를 내세우고 있는 벤츠코리아. 130년이라는 자동차 최고(最古)의 역사를 갖고 있는 벤츠가 환골탈태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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