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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story

[Dodge] 엔진 만들던 닷지 브러더스, 크라이슬러의 주축이 되다!



빨강색 숫양의 엠블럼?
 
‘날개’형상이나 로고가 아닌 독특한 동물을 엠블럼으로 쓰는 자동차메이커가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저가 SUV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닷지(Dodge)가 바로 그것이다.
 
닷지는 사실 미국에서는 아주 대중적인 자동차메이커다.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차량은 픽업트럭인데, 이 픽업트럭 시장에서 GM그룹의 시보레와 함께 양대산맥으로 군림하고 있을 정도다.
 
그렇다고 닷지가 트럭만을 만드는 자동차메이커는 아니다. 닷지는 페라리·람보르기니 등 유럽의 슈퍼카에 대적할만한 미국 스타일의 멋진 머슬카인 ‘바이퍼’를 만들어내는 회사이기도 하다.
 
트럭에서부터 스포츠카까지, 최근에는 모기업 크라이슬러의 세단부문까지 넘보고 있는 정열적인 빨강 숫양의 역사를 되돌아봤다.


 
◆ 자전거 만들던 닷지 형제, 포드의 심장을 만들다!

 
닷지의 창업자는 존 (John Dodge:1864-1920)과 호레이(Horace : 1968-1920)형제였다. 회사이름인 닷지는 두 사람의 성인 ‘닷지’에서 비롯됐다. 미국 미시건주 출신인 닷지 형제는 당시 작은 대장간을 운영했던 영국 이민자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다.
 
20세가 된 닷지형제는 당시 공업도시였던 디트로이트로 진출해 자전거 제조공장에 취직했고, 여기에서 볼 베어링 특허를 받아 독립했다. 이 특허를 활용해 만든 닷지표 자전거가 큰 성공을 거두면서 닷지형제는 큰 부를 쌓았고 디트로이트 일대에서 ‘자전거 왕’으로 불렸다.


 
자전거로 성공을 거둔 닷지 형제가 자동차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미국 최초의 자동차회사였던 올즈모빌 덕이었다. 올즈모빌의 대표였던 랜섬 올즈가 닷지형제의 손재주를 알아채고, 베어링 기술을 활용한 변속기 제작을 의뢰했기 때문이다.
 
올즈모빌을 통해 자동차업에 진출한 닷지 형제는 또한번의 기연을 통해 자동차 부품제작업체로 변신하게 된다. 바로 자동차 대중화의 선구자로 불리는 헨리 포드와 인연을 맺었기 때문이다. 당시 헨리 포드는 올즈모빌 변속기를 만들어 대성공을 거둔 닷지 형제에게 포드 자동차의 엔진을 만들어줄 것을 요청했다. 이 대가로 닷지 형제는 포드자동차의 주식 10%를 받았다. 이와 관련 당시 닷지형제는 포드 자동차의 경영에도 참여했다.
 
그러나 헨리 포드와의 우호적인 관계는 여기까지가 끝이었다. 유명한 T형 자동차를 만드는 과정에서 헨리 포드와 의견차이를 보인 닷지형제가 결국 포드 자동차를 떠났기 때문이다.

 
◆ 미국 최초의 스틸바디 적용한 닷지 1호

 닷지형제는  그러나 포드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사실상의 자동차 제작능력을 갖출 수 있었다. 닷지에서 만든 부품이 포드자동차의 부품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닷지 형제는 이를 바탕으로 1914년 닷지 브러더스(Dodge Brother Ltd.)를 설립하고 ‘올드 베시’라는 첫차를 내놓는다. 4기통 3.500cc(29마력)급으로 당시 미국에서 가장 잘 팔리던 포드 T형보다 훨씬 성능이 좋았던 닷지 1호차는 출시 이후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닷지를 명실상부한 자동차 메이커로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당시 출시됐던 닷지 1호차는 한마디로 시대를 앞서가는 차였다. 전기 헤드라이트에 승차감이 우수한 스프링이 장착됐으며, 한가지 색깔이었던 T형과는 달리 여러 가지 컬러를 고객들이 선택할 수 있어 소비자들의 호감을 샀다.
 
T형 보다 가격면에서 100달러나 비쌌지만, 세계 최초로 차제를 스틸로 만들어 튼튼하다는 점이 고객들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자동차 차제는 나무로 많이 사용했던 시기였다.


 
엔지니어 출신의 자동차 회사란 점 때문일지는 몰라도 닷지는 사실상 세계 자동차의 표준이 된 기술을 상당수 갖고 있다. 도난방지를 도어 잠금장치와 자동차의 정지를 알려주는 스톱램프가 대표적인 예.특히 신차 출시 전 자동차 성능 시험장을 만들어 차량의 주행과 성능시험을 거쳐 시판을 하기 시작한 곳 역시 닷지였다.

 
◆ 닷지형제의 사망 후 크라이슬러로 인수 돼

 
이런 놀라운 기술력을 바탕으로 닷지 자동차는 1920년 미국을 대표하는 자동차회사로 거듭났다. 당시 T형 포드로 미국 시장을 석권했던 포드자동차그룹에 이어 시장점유율 2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닷지자동차는 이 1920년이 최고의 절정기였다. 50대가 된 창업자 닷지 형제가 같은 해 폐렴으로 세상을 뜨면서 어려움을 겪기 시작한 것. 결국 1929년 닷지는 당시 미국 자동차업계의 신흥강자로 떠오르고 있던 ‘크라이슬러’에 인수됐고, 현재까지 크라이슬러그룹의 디비전으로 활약하고 있다.
 
그러나 닷지가 크라이슬러 산하가 됐다고 해서 단순한 계열사가 된 것은 아니다. 닷지는 이후 크라이슬러그룹의 삼각축인 픽업트럭 분야에서 아성을 구축했고, 미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가 됐다.


 
트럭에 집중했던 닷지는 90년대 들어 크라이슬러그룹의 미개척지로 남아있던 스포츠카 분야에 진출한다. 1989년 바이퍼를 등장시킨 것. 이후 바이퍼는 유럽의 슈퍼카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미국 스타일의 머슬카 지존으로 군림하고 있다.

 
◆ 트럭 전문에서 세단-SUV까지 영역 확대하는 닷지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트럭(닷지)-세단(크라이슬러)-SUV(지프)의 삼각축으로 이뤄져 있는 크라이슬러그룹에서 최근 닷지는 영향력을 점점 더 키우고 있다. 트럭분야에 집중하던 과거와는 달리 닷지는 최근 들어 세단과 SUV 신차들을 쏟아내며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닷지의 매력은 경제적인 가격에 비해 잔고장 없이 고성능을 자랑하는 자동차를 만든다는 점”이라며 “디자인 면에서 다른 메이커들에 비해 세련미가 부족하긴 하지만, 투박하고 순수한 디자인이 오히려 닷지를 돋보이게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강렬하고 정열적인 숫양의 닷지. 숫양은 과연 북미를 벗어나 세계 자동차 시장이란 초원을 맘껏 뛸 수 있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