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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story

[Jeep] 포화 속 탄생한 Jeep…4륜의 대명사가 되다!



 4륜구동은 모두 짚차?
 
흔히 바퀴 4개를 동시에 움직이는 4륜구동(4WD) 차량을 ‘짚차’라고 부른다. 하지만 짚차는 사실 크라이슬러그룹의 디비전인 Jeep에서 생산되는 ‘군용 지휘차량’을 의미한다. 이 차량들은 1950년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들여왔던 군용차량들로 ‘지프’차란 단어가 줄어들면서 ‘짚차’란 말로 통용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지프는 어떻게 4륜구동 차량의 대명사가 됐을까? 이를 알기 위해 ‘Jeep’의 역사를 되돌아봤다.

 
◆ 기동성의 독일군에 대항키 위해 개발

 
지프를 개발한 회사는 사실 월리스모터스(Willys Motors Ltd.)란 미국의 자동차 개발회사다. 하지만 디자인에서부터 기술까지 대부분을 미군에 의해 개발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미군의 손길이 여기저기에 묻어있다.


 
미군은 1910년대 군의 현대화를 위해 새로운 개념을 차량개발에 나섰다. 당시 미군은 소형 정찰차량인 LRC와 소규모 병력이동 차량인 스카우트 차량 개발에 나섰는데, 포드자동차의 모델T가 개조돼 사용됐다. 이후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Jeep의 역사가 시작됐다. 당시 전쟁의 승패를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무기 중 하나로 Jeep가 주목됐기 때문이다.
 
실제 전쟁 당시 연합군은 독일군의 기동성에 압도돼 연전연패를 거듭했는데, 그 원인은 바로 4륜구동 차량에 있었다. 전차보다 빠르고,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는 4륜구동 차량들 때문에 연합군의 전선이 계속 돌파당했기 때문이다.


 
결국 미군과 연합군은 자동차 메이커들에 군용차량 개발을 의뢰한다. 이를 통해 1920년 아메리칸 밴텀과 월리스-오버랜드가 현재의 짚차와 유사한 디자인과 성능을 갖춘 차량인 ‘MB’를 개발했다. 바로 오늘날의 Jeep를 탄생한 것이다.

 
◆ 포드의 낭패와 월리스의 ‘Jeep’ 올인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포드는 군용 차량의 생산을 중단하고, 민간용 승용차의 생산에 들어갔다. 하지만 월리스는 군납용 차량이었던 MB의 생산을 계속했다.


 
이 과정에서 월리스는 오늘날 '4륜 차량'의 대명사란 단어 'Jeep'를 상표명으로 등록시켰다. 당시 월리스는 이 차량을 일본 미쓰비시를 통해 생산했으며, 왜곤형은 닛산을 통해 만들었다.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군용 차량 대부분이 일본에서 만들어진 셈이다.
 
Jeep로 성공가도를 달리던 월리스는 1953년 미국의 승용차 메이커였던 카이저사에 인수된다. 6천만달러에 월리스를 사들인 카이저사는 당시 월리스에서 생산하던 모든 차량을 없애고, 오직 지프만 생산한다. 4륜구동 차량에 올인한 것.


 
이후 월리스는 군용이던 MB를 개조해 민간용인 CJ시리즈를 선보인다. 현재까지도 사랑받고 있는 Jeep의 대표적인 모델인 랭글러와 체로키 모델 역시 CJ시리즈이다.
 
반면 군용차량 생산을 중단했던 포드자동차는 지프의 성공이 부러웠던 나머지 다시 4륜구동 차량 개발에 나선다. 이렇게 탄생한 차량이 바로 M151이다.
 
하지만 '지프'라는 브랜드는 이미 월리스에 의해 상표등록이 이뤄졌기 때문에 MUTT(Multi Utility Tactical Truck)이란 괴상한 이름을 붙이게 된다. 이 차량은 화물차와 4륜구동의 장점만을 합친 차량으로 1980년대까지 국내 군용차량으로 쓰이기도 했다.

 
◆ 크라이슬러에 인수된 지프, 삼각축으로 거듭나

 
지프를 만들던 월리스는 1970년대 들어 아메리칸모터스에 의해 또다시 인수된다. 이 과정에서 월리스란 이름이 사라진다. 아메리칸 모터스는 민간용 차량인 지프를 만드는 AMC와 군수용 차량을 만드는 AM제너럴이란 회사로 월리스를 쪼갠다. 이후 AM제너럴은 군수용 차량인 험비(HumVee)를 미군에 납품한다.


 
반면 민간용 차량을 만들던 AMC는 재정난에 허덕이다 결국 1986년 크라이슬러에 인수된다. 크라이슬러는 지프를 인수하면서 AMC란 이름을 없애고, 브랜드명이었던 Jeep를 사명으로 확정시킨다. 그리고 자사의 브랜드였던 닷지와 함께 그룹의 3대축으로 키우고 있다.
 
자동차전문가들은 “4륜의 강력한 힘과 철제 섀시의 든든함이 Jeep의 매력”이라며 “전쟁으로 탄생한 Jeep는 그야말로 남성미의 상징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평가했다.


 
한편 Jeep와 DNA를 함께하는 AM제너럴 역시 재정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험비를 납품하며 군수업체로 유지되던 AM제너럴은 결국 GM그룹에 운영권과 재정권을 넘기고, 지분만을 보유하는 투자자로 남게 된다. GM은 이후 AM제너럴의 대표 차량이던 험비를 민수용으로 개조해 허머(Hummer)를 선보인다. 허머는 최근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미국 드라마 CSI 시리즈에 등장해 인지도가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