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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story

[TREND] 세계 6위 車부품회사 현대모비스, ‘친환경’ 부품으로 글로벌 TOP 노린다

[해당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8월호(47호)에 게재됐습니다]


‘글로벌 TOP5!’

지난 2009년 7월1일. 전 세계 자동차업체들은 현대모비스를 주목했다. 창립 32주년 기념식을 맞은 현대모비스가 오는 2020년까지 글로벌 자동차부품업계 5위로 성장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밝혔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현대모비스의 이 같은 발표에 반신반의했다. 당시 현대모비스의 글로벌 부품회사 순위가 19위(글로벌 오토모티브뉴스 기준)에 불과했고, 고난이도의 R&D를 통해 개발되는 자동차 부품의 특성상을 비춰볼 때 단시간에 성장하기 어렵다고 판단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모비스는 다음해인 2010년 12위로 순위를 껑충 올리더니 2011년 10위, 2012년 8위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246억7700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글로벌 부품회사 순위에서 6위에 랭크됐다. 글로벌 톱5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는 것이다. 

이에 현대모비스는 친환경 자동차부품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선 상태다. 고효율의 친환경자동차가 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매김하면서 친환경 부품개발 기술력이 자동차부품업체들의 새로운 숙제로 등장하고 있어서다. 




- 2008년부터 친환경 부품 개발 나서


경기도 용인시 마북리 현대차 환경기술센터. 이곳은 현대모비스에게 아주 특별한 곳이다.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세계 최초의 수소연료전지차 양산화 기술이 바로 이곳을 통해 실현되고 있어서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2008년부터 친환경부품의 필요성을 깨닫고, 하이브리드차 및 전기차를 위한 다양한 부품개발과 기술개발을 진행해왔다. 수소연료전지차 관련 기술 역시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추진돼 5년 만에 양산화 기술을 갖추게 됐다. 현대모비스의 기술력으로 완성된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차는 완전 충전시 최대 5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특히 현대모비스가 직접 개발한 100kW급 대용량 고속 구동모터는 미래의 차로 불리는 수소연료전지차의 핵심 부품이다. 이 모터는 준중형급 가솔린 엔진에 버금가는 성능을 자랑하며 기존 하이브리드차량에 탑재되는 전기모터보다 3배 이상의 출력을 낸다. 



지난해 3월에는 710억원을 들여 친환경차 부품 전용 생산공장인 충주공장을 완성하고, 가동에 들어갔다. 현대모비스는 2008년부터 경기도 의왕공장에서 친환경차 부품을 생산했지만, 친환경차에 대한 부품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공장규모만 4배 이상 큰 이곳에 터를 잡고,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등 친환경차에 사용되는 부품을 생산 중이다. 



충주공장에서는 대표적인 친환경차 부품인 수소연료전지차의 핵심 부품인 연료전지 통합 모듈(PMC)을 비롯해 전기모터, 인버터, 컨버터 등 전력전자부품, 리튬배터리 모듈 등을 만들어낸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충주공장은 연 16만대의 친환경차에 들어갈 수 있는 부품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R&D와 품질 및 생산관리에 만전을 기해 충주공장을 친환경 자동차 부품의 메카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고효율 친환경 혁신제품 잇달아 출시


충주공장이 하이브리드‧전기차 및 수소연료전지차에 특성화됐다면 현대모비스의 포승공장은 전 세계 자동차 부품회사들을 깜짝 놀라게 한 전동식 조향장치(MDPS)가 생산 중이다. 



전동식 조향장치인 MDPS(Motor-Driven Power Steering)은 기존 유압식 파워스티어링을 대신하는 친환경 제품이다. 과거 오일을 사용하던 것과 달리 전기식 모터 구동방식으로 스티어링이 조정되기 때문에 최적의 조향성능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고급 중대형 세단에 적용되는 ‘속도감응형 유압조향장치’보다 성능이 뛰어나고, 부품구성도 3종에 불과해 차량경량화 효과도 있다. MDPS 기술은 전 세계에서 J테크, NSK, ZF, 델파이 등 글로벌 부품회사와 현대모비스 만이 보유하고 있다. 



포승공장에서 남쪽으로 한시간 남짓 달리면 현대모비스 진천공장을 만날 수 있다. 이곳 역시 현대모비스가 자랑하는 지능형 배터리 센서인 IBS와 현대‧기아차에 장착되는 각종 엔터테인먼트 장비를 만들고 있다.  

현대차 뿐 아니라 세계 최고의 자동차브랜드로 불리는 메르세데스벤츠에도 납품되고 있는 IBS(Intelligent Battery Sensor, 지능형 배터리 센서)는 현대모비스가 연비향상을 위해 독자개발한 혁신 부품이다. IBS는 배터리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는 장비로, 차량용 배터리의 전류, 전압, 온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한 후 ECU로 배터리의 정보를 보낸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자동차가 최적의 상태를 유지토록 도와준다. 



IBS는 ISG(Idle Stop and Go, 차량이 정차시 시동이 꺼지고, 출발시 다시 시동을 켜는 장치)와 발전제어 장비와 연결된다. 다시 말해 IBS는 ISG와 발전제어 장치를 통해 자동차의 연료효율을 높여주면서 배터리 수명도 연장시켜주는 역할을 해주는 장치다. 

현대모비스의 기술력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로는 LED 헤드램프를 들 수 있다. 현대모비스가 선보인 LED헤드램프(40w)는 기존 할로겐(55~60w)램프보다 전력효율이 높고, 수명도 최소 20배 이상 길다. 



특히 인공지능형 전조등 시스템(AFLS)와 네비게이션 연동 지능형 전조등 시스템(AILS) 등의 다양한 기술도 같이 개발해 공개하며 글로벌 자동차 부품사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LED 헤드램프는 국내 양산차에 적용하기도 전인 지난해부터 일본 미쓰비시와 스바루, 미국의 크라이슬러 등에 납품하고 있다. 



- 연비 위해 무게를 줄여라


현대모비스의 아산공장은 차체 무게를 줄이고 자동차 조립을 용이하게 해주는 모듈생산 라인이 운영 중이다. 이곳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차에 들어가는 다양한 부품모듈들이 생산 중이다. 

언뜻 보면 단순히 부품을 조립해 모듈을 생산해 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여기에서도 현대모비스의 혁신기술을 만날 수 있다. 자동차 연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차량경량화 기술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는 에어백 커버와 쿠션을 감싸고 있는 ‘마운틴 플레이트’의 소재를 철에서 플라스틱으로 변경하며 무게를 55%나 감소시켰다. 또한 서스펜션의 구성품인 컨트롤암, 너클 및 캐리어, 모듈브라켓 등의 부품들을 철에서 알루미늄 소재로 교체해 30%라는 높은 경량화에 성공했다. 

이뿐 아니다. 소재 교체를 넘어 모듈 설계 단계에서부터 개선과 기능통합화를 고려해 제품을 만들고 있다. 프런트 앤드 모듈의 경우 기존 36개 부품을 하나의 모듈로 제작해 총 6개의 조립공정을 줄였다. 30kg에 달하던 무게 역시 25kg로 줄였으며, 운전석 모듈의 뼈대였던 스트럭쳐 인패널(IP)도 일체형 구조로 설계해 부품수 절감은 물론 중량도 8% 감량시켰다. 



이처럼 현대모비스는 기존 부품의 경량화와 고효율화, 친환경 부품의 개발을 통해 글로벌 톱5 부품사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여기에 현대모비스는 매년 북미‧유럽‧일본 등 선진 시장에서 부품기술 전시회를 개최하는 것은 물론, 현지 연구개발 센터도 운영 중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현재 전체 매출의 10% 수준인 해외 완성차업체에 대한 수출 비중을 오는 2020년까지 20%로 확대할 방침”이라며 “고효율의 다양한 제품군과 친환경 혁신제품을 통해 글로벌 톱5의 부품업체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