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당 글은 매일경제 LUXMEN 13호(2011.10)에 소개됐습니다 ]
‘플래그십 세단(Flagship sedan)’을 아시나요?
통상 대형차를 지칭하는 플래그십 세단은 해군함대 사령관이 타는 배를 의미하는 Flagship과 4~5인승의 승용차를 뜻하는 Sedan의 합성어다. 정확히 의미를 따지자면 ‘사령관이 타는 차’ 혹은 ‘지휘관이 타는 차’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단어 자체가 가진 의미에서 보듯 플래그십 세단은 그야말로 지도층이 타는 차다. 그래서 세계 유수의 자동차회사들은 자사의 플래그십 세단에 모든 기술은 물론, 핵심역량과 아이덴티티를 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 단순히 덩치가 큰 차가 아닌 회사를 상징하는 대표차량이란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맨위부터 LEXUS LS460, 벤츠 S350블루텍, 폭스바겐 페이튼, BMW 760Li, 재규어 XJ, 아우디 A8
그래서일까. 자동차업체들의 명성을 상징하는 플래그십 세단은 대부분 수입차업체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특히 럭셔리자동차의 대명사로 불리는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아우디 등 주로 유럽 자동차업체들이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출시된 수입 플래그십 세단은 메르세데스-벤츠의 S-class와 BMW그룹의 7시리즈, 아우디의 A8 라인, 폭스바겐의 페이튼 등이 있다. 여기에 일본을 대표하는 프리미엄브랜드 렉서스의 LS 라인까지 포함하면 모두 5개의 모델들이 플래그십 세단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 퍼스트 클래스 수준의 실내공간
가격 면에서 국내 대형차와 격차를 보이는 글로벌 플래그십 세단은 내부를 살펴보면 그야말로 ‘달리는 궁전’이란 표현이 가장 잘 들어맞는다. 뒷좌석에 타는 VIP를 위해 안전장치는 물론, 최첨단 편의장비와 엔터테인먼트 기기까지 제공되기 때문이다.
플래그십 세단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편안함에 있다. 무엇보다도 넓은 공간과 안락함이 플래그십 세단을 선택하는 주요 요소이기 때문이다. 특히 플래그십 세단을 구매하는 고객들이 대부분 직접 운전을 하지 않고, 뒷좌석에 앉아 업무를 본다는 점에서 안락함과 편안함은 플래그십 세단의 첫 번째 요소로 평가받고 있다.
그래서일까. 국내에 판매 중인 럭셔리 플래그십 세단 6개 모델은 전장이 모두 5m를 넘는 덩치를 자랑한다. 전폭 역시 2m에 가까워 운전자는 물론, 뒷좌석 VIP에게 넓은 공간을 제공한다.
이뿐 아니다. ‘L’로 상징되는 ‘리무진’ 버전을 선택하면, 기존 차제에서 10cm정도 더 늘어난다. 실내공간에 더 여유가 생기기 때문에, 대부분 수입차 업체들은 고객들에게 리무진버전을 권유하기도 한다.
외관은 사실 대부분 비슷한 크기지만, 브랜드 별로 실내공간은 차이를 보인다. 회사별로 편의사양을 달리하기 때문이다. 특히 적용된 기술에 따라 실내 공간이 큰 차이를 보인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아우디 A8, BMW 7시리즈, 렉서스 LS, 벤츠 S클래스, 폭스바겐 페이튼, 재규어 XJ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국내에서 판매 중인 글로벌 플래그십 세단 중 가장 큰 덩치를 모델은 아우디 A8 4.2 FSI 콰트로 모델이다. 아우디 A8은 여기에 VIP고객을 위해 ‘릴렉세이션 시트’를 채택, 동급 최대 규모인 항공기 퍼스트클래스 수준의 공간을 제공해준다. 릴렉세이션 시트는 앞자리 조수석의 상부시트를 앞으로 5단계에 걸쳐 밀을 수 있는 기능으로, 성인이 뒷좌석에서 누울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을 제공해준다.
아우디 A8를 소유하고 있는 이승우 돌핀 프로덕션 대표는 “뒷좌석에는 주로 아내와 아이들이 타는데, 릴렉세이션 시트 때문에 상당히 좋아한다”며 “역동적인 성능과 점잖은 이미지는 물론, 최첨단 편의사양이 A8의 장점이다”고 말했다.
- 마사지는 기본, 안전까지 생각한 컴포트 시트
둿좌석에 앉았을 때 안락함이 느껴지는 것은 플래그십 세단의 또 다른 특징이다. 럭셔리 자동차의 지존으로 불리는 벤츠가 개발해 실용화 시킨 컴포트 시트는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플래그십 세단에 채택돼 있다.
컴포트 시트는 18~22개 정도의 공기주머니를 내부에 품고 있다. 이 공기주머니가 탑승자의 체형과 몸무게에 따라 위치가 변경되면서 최적의 안락함을 제공해 준다. 또한 만에 하나 일어날 수 있는 사고시에는 이 공기주머니가 에어 챔버의 기능을 하며 승객의 안전을 보장해주는 에어백을 가장 효과적으로 터뜨려주는 보조장치의 역할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컴포트 시트에 여러 가지 기능이 더해지고 있다. 벤츠와 아우디는 기존 컴포트 시트에 마사지 기능을 추가했으며, 아우디는 22단계로 세밀한 조절이 가능한 컴포트 시트를 개발해 실용화했다.
폭스바겐 페이튼의 컴포트시트, 아우디 A8, BMW 7시리즈, 렉서스 LS, 벤츠 S-class, 재규어 XJ
컴포트 시트 중 가장 높은 만족도를 제공하는 브랜드는 폭스바겐의 기함 ‘페이튼’이다. 폭스바겐은 의학박사들과 함께 개발한 10가지 모드의 컴포트 시트를 개발해 가장 편안하면서도 안락한 승차감을 맛볼 수 있게 해준다. 특히 독일 장인이 한땀한땀 바느질해 제작한 좌석시트의 질감이 그야말로 부드러워 고객들에게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페이튼을 소유하고 있는 서성운(음식업)씨는 “베이직 톤의 화려한 시트와 무게감이 느껴지는 우드그레인이 궁정마차를 탄 것처럼 느껴진다”며 “묵직한 외모와는 달리 우아한 실내모습이 가장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BMW 7시리즈는 컴포트 시트에 기후감지 기능은 물론, 흔들림 방지장치와 뒷좌석 전용 냉장고 등을 추가해 쾌적함을 추구했고, 렉서스는 오토만리어시트를 적용해 시트를 최대 45도까지 눕힐 수 있어 탑승자의 편의를 배려했다.
- 차 안의 극장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앞서 밝힌 것처럼 플래그십 세단은 자동차업체들의 기술력을 입증하는 최고의 상품이다. 이런 점에서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은 최첨단 편의사양 경쟁을 벌이고 있다. 승차감과 쾌적함, 안락함 만으로는 채울 수 없는 ‘1%’를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해 채우고 있어서다.
플래그십 세단을 넘어 중형세단에까지 적용되고 있는 뒷좌석 LCD 시스템들이 대표적이다. 국내 출시되는 수입차업체들의 플래그십 세단 대부분은 뒷좌석에 LCD를 넣어 탑승자의 시각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벤츠 S클래스의 리어엔터테인먼트 시스템, 아우디 A8, BMW 7시리즈, 렉서스 LS, 폭스바겐 페이튼, 재규어 XJ
이밖에도 플래그십 세단들은 초고가를 자랑하는 ‘럭셔리 오디오’를 탑재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스피커가 8~10개 이상이 설치되는 고성능 오디오를 통해 흡사 거실에서 음악을 듣는 듯한 느낌을 준다. 아우디 A8과 BMW 7시리즈, 폭스바겐 페이튼 역시 벤츠와 마찬가지로 8~10인치 사이즈의 LCD 화면을 통해 DMB, DVD, 영상통화 등을 지원한다. 최근에는 차량 내부에 3G 인터넷망을 연결시킬 수 있는 기능까지 접목시키면서 그야말로 ‘달리는 오피스’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벤츠는 세계적인 럭셔리 오디오 브랜드인 하만카몬社의 로직7을 채택하고 있다. 원음에 가까운 음악은 물론, 단 한치의 소음도 허용치 않아 음악애호가들 사이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BMW 7시리즈 역시 스피커 13개를 사용하는 로직7 오디오를 장착했다. 아우디 A8은 뱅앤올룹슨社의 오디오를 품고 있다.
플래그십 세단들이 이처럼 고성능의 럭셔리 오디오를 채택하고 있는 데에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높은 몸값을 자랑하는 만큼 플래그십 세단의 고객들 역시 음악에 상당한 조예가 있는 소비자들이 많기 때문에 이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럭셔리 오디오를 선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한 당연한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 편의사양 경쟁 너머 이제는 연비경쟁!
업계에서는 이처럼 호화롭고 화려한 플래그십 세단의 경쟁에 최근 ‘연비’라는 새로운 변수가 하나 더 등장했다고 보고 있다. 과거 연비에 크게 신경을 기울이지 않던 VIP들이 이제는 고유가 시대를 맞아 ‘고연비’를 플래그십 세단의 필수조건 중의 하나로 선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장 먼저 고효율 플래그십 세단을 선보인 곳은 BMW다. BMW은 기존 7시리즈 라인에 고효율을 상징하는 ‘액티브하이브리드’ 기술을 선보였다. 가솔린과 전기차의 기능을 통합시킨 액티브하이브리드 7시리즈는 기존 모델과는 확연히 다른 정숙함이 특징이다. 시동을 걸어도 거의 엔진음이 들리지 않을 정도다. 정차 시에는 시동이 저절로 꺼지며, 브레이크페달에서 발을 떼면 자동으로 시동이 커진다. 액티브하이브리드 7시리즈 모델의 연비는 9.5km/ℓ로 기존 가솔린 모델에 비해 최대 25% 이상 향상됐다.
BMW 7시리즈의 이피션즈다이내믹스 기술이 적용된 엔진, 아우디 A8, 렉서스 LS, 벤츠의 S-class, 폭스바겐 페이튼, 재규어 XJ
벤츠 역시 연료 직분사엔진을 통해 연비와 파워가 향상된 ‘블루이피션스’ 모델을 선보였다. 이밖에도 최근에는 ‘블루텍’이란 기술명으로 디젤 차량 등을 출시하며, 연비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렉서스는 LS600hL 모델을 통해 고효율 플래그십 세단을 선보였다. LS600hL은 연비가 L당 9.5㎞로, 보통 6~8㎞ 수준인 다른 플래그십에 비해 연비효율이 좋다. 높은 연비효율과 부드러운 변속을 위해 무단변속기(CVT)를 장착했다. 경제적인 운행을 하도록 유도하는 '에코 드라이빙 인디케이터'도 적용했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플래그십 세단은 자동차업체들의 명예를 상징하는 모델”이라며 “앞으로도 쾌적함과 안락함을 위한 편의사양은 물론, 고효율의 연비와 최첨단 기술을 선보이는 치열한 경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해당 글은 매일경제 LUXMEN 13호(2011.10)에 소개됐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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