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riving Review

[JAGUAR] 야수성 눈뜬 王室의 Luxury Car! 'All New XJ'

[해당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2012년 2월(17호)에 게재됐습니다.]

서종열기자 snikerse@mk.co.kr


‘여왕의 세단, 재규어!’

롤스로이스, 벤틀리, 애스턴마틴과 함께 영국 왕실의 4대 이전차량으로 손꼽히는 재규어가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시선을 한몸에 받고 있다. 과거 클래식한 디자인으로 일부 계층에게만 관심을 받던 것과 달리, 확 달라진 실루엣으로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어서다. 

그중에서도 재규어의 플래그십세단인 All-new XJ는 사회지도층의 눈길을 집중시키고 있다. 5m가 넘는 거대한 덩치에도 우아함을 잃지 않은 디자인에, 폭발적인 주행성능까지 갖추면서 지도층인사라면 반드시 타야할 자동차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국내에서도 All-new XJ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듯 하다. 시승차를 몰고 다니는 곳 마다 여기저기에서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져 불편할 정도다. 특히 역동적인 디자인에 우아함과 럭셔리를 같이 갖고 있는 야누스적인 매력에 일반인들조차 빠져들 정도다. 

경쟁업체들의 럭셔리 세단들과는 차원이 따른 우아함을 뽐내는 재규어 All-new XJ. 영국 왕실의 전용 의전차량을 심도 있게 살펴봤다. 


- 재규어, 잠들었던 야성이 깨어나다

재규어는 기존 모델의 디자인을 그대로 답습하면서 쇠락의 길을 걷고 있던 럭셔리브랜드였다. 영국의 자존심이라고 불렸지만, 포드사에 이어 인도의 타타자동차에 매각될 정도로 업계의 차가운 시선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008년 스포츠세단인 ‘XF’를 선보이면서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인 이안 칼럼을 영입해 재규어의 혁신을 맡긴 것이다. 

여기에 기존 모델과는 완전히 달라진 All-new XJ도 출시됐다. All-new XJ는 재규어만의 웅장함을 그대로 드러낸 그릴, 길게 늘어뜨린 물방울 모양을 형상화한 사이드 윈도우, 달리고 싶은 역동성을 잘 표현한 스포츠쿠페 스타일의 세단으로 그야말로 황홀한 모습이다. 

특히 재규어 특유의 역동성이 되살아나면서 ‘야성’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All-new XJ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과거의 보수적이고 꽉 죄는 예복 스타일을 벗어버리고 야성으로 돌아온 느낌이다”이라며 “불쑥 튀어나온 노즈와 매서운 눈초리의 헤드램프, 쿠페스타일의 높은 캐릭터 라인은 SF영화에서나 나올법한 날렵하고 미래지향적인 모습”이라고 말했다.

전면부를 살펴보면 첫눈에 들어오는 것이 바로 헤드램프다. 초원을 질주하는 재규어의 눈매를 닮은 날카로운 헤드램프와 발톱처럼 날 선 리어램프가 자리했다. 길게 늘어뜨린 물방울 모양의 사이드 윈도우는 매끈하다. 재규어 특유의 우아하면서도 역동성 넘치는 외관에 물 흐르는 듯한 부드러움이 현대적인 느낌을 준다. 파노라마 글라스 선루프는 개방감을 극대화했다.

뒤태 역시 기존 모델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트렁크 상단까지 관통하는 LED 테일램프는 재규어 특유의 역동적인 스타일의 보여준다. 또한 유선형 디자인을 채택해 5247mm의 전장에도 ‘큰 차’라는 느낌보다는 날렵하고 우아해 보이는 인상이다. 

우아한 XJ 디자인의 비밀은 100% 알루미늄 차체에 있다. 항공기 조립기술(리벳본딩)을 적용해 경쟁 차종보다 150kg이상 무게를 줄었다. 


- 럭셔리 요트 같은 사치스런 실내

묵직한 도어를 열고 실내를 살피보자, 장인정신과 첨단기술이 절묘한 조화가 한눈에 들어온다. 차체 전면의 대형 그릴과 천연가죽으로 마감된 실내, 센터페시아의 아날로그시계는 전통과 품격을 중시하는 재규어의 DNA를 드러낸다.

내부 분위기는 그야말로 화려한 요트를 옮겨 놓은 듯하다. 운전석과 조수석을 둥그렇게 감싸는 대시보드는 탑승자들에게 일체감을 준다. 또 목재 및 천연 가죽을 사용한 센터페시아와 대시보드는 세련되고 고급스럽다. 안정감을 주기 위해 각 차량마다 한 그루의 나무에서 나오는 목재만을 사용했다. 실내 인테리어는 장인이 직접 수작업으로 완성시켜 예술작품을 보는듯하다.

미려한 외관과 대조적으로 실내 디자인은 황홀할 정도로 호사스럽다. 마치 동력보트의 앞부분처럼 도어와 전면 유리 밑을 지나가는 베니어라인은 가죽 마감재와 어울려 마치 지중해를 떠다니는 듯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재규어 로고가 음각된 은색 패널과 크롬 도금된 벤트도 만져보고 싶을 정도로 반짝거린다.

고급차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바로 오디오다. XJ는 명품 스피커로 유명한 영국 바우어스&윌킨스(B&W)와 손을 잡았다. 1200W 고출력 돌비 서라운드 시스템을 기본으로 장착했다. 우퍼를 포함한 20개의 스피커가 실내 어디서도 최상의 음질을 보장한다. 블루투스, DVD, MP3 사용이 가능하다.

인테리어에서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변속기 레버가 없다는 점이다.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는 상당히 낯선 문화임에는 특별 없다. 하지만  스마트키를 누르면 기어박스에 감춰져 있던 동그란 형태의 버튼형 변속레버가 솟구친다. 금고의 다이얼처럼 가볍게 돌리면서 주차(P), 후진(R), 중립(N), 주행(D), 스포츠주행(S)을 선택할 수 있다. 미래형 12.3인치 가상계기판은 조잡하지 않고 시인성이 높다. 자동차의 상태와 첨단 기능들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첨단기술도 일품이었다. 스마트 버튼을 눌러 시동을 켰을 때 비로소 모습을 드러내는 컴퓨터 그래픽 처리된 가상 계기판과 변속기 역할을 대신하는 재규어 드라이브 셀렉터는 신선한 경험이었다. 여기에 운전자가 내비게이션을 보는 동안 운전석에서는 DVD를 시청할 수 있는 듀얼 뷰 모니터까지 더해져 재규어가 지닌 첨단기술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 폭발적인 주행성능에도 정숙성 탁월

시동을 걸기 위해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XJ는 괴음을 내며 으르렁거린다. 동시에 숨겨졌던 변속레버인 재규어 드라이버 셀렉터가 솟아오르며, 어두웠던 드라이빙 패널에는 그래픽 계기판이 등장한다. 

서서히 가속페달을 밟으니, 속도계가 무섭게 올라간다. 잠깐 사이에 150km/h를 넘겼지만, 실내는 여전히 조용하다. 변속충격이나 가속시 나오는 엔진음도 거의 들리지 않는다. rpm은 여전히 3000 아래에서 움직이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주행 중 속도를 줄이며, 드라이버 셀렉터를 움직여 봤다. 스포츠모드를 선택하자, 엔진출력음이 또렷히 들리며 순간적인 반응을 보여준다. 스티어링휠 옆에 붙은 폐달쉬프트를 이용해 가속해 봐도, 변속충격이나 엔진음이 크게 들리지 않는다. 

직진주로에서 가속페달을 최대한 밟자, 차가 튕기듯이 앞으로 나아간다. 마치 주변의 자동차들과 풍경들을 뒤로 돌리는 듯한 느낌이다. 속도를 많이 높였음에도 차량의 흔들림이나 풍절음은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전고가 더 낮아지며, 바닥에 붙어가는 것 같다. 

승차감은 더욱 놀랍다. 과속방지턱을 고속으로 넘어도 차체가 요동치지 않는다. 코일스프링과 에어스프링이 결합된 올 뉴 XJ의 서스펜션은 운전석에선 스포츠카의 핸들링을 뒷좌석에선 리무진급의 안락함을 제공한다.

달리는 즐거움을 마무리 짓는 것은 B&W의 1200W급 오디오 시스템. 20개의 서라운드 스피커가 제공하는 음향은 고급스럽다 못해 사치스러울 정도다. 소음과 진동도 거의 느낄 수 없었다. 덕분에 양산차 중 최고라는 찬사를 듣고 있는 1200W 출력의 바우어스&윌킨스(B&W) 오디오 시스템과 20개에 달하는 스피커의 조화를 통해 흘러나오는 사운드는 감동 그 자체였다.

굳이 아쉬운 점을 꼽자면 ℓ당 6.9㎞에 불과한 연비다. 

그러나 All-new XJ의 경쟁차종들을 살펴보면 되레 평균치 이상의 연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XJ의 연비가 경쟁차종에 비해 월등히 우주항공 기술에서 비롯된 리벳본딩 방식의 100% 알루미늄 차체를 채용함으로써 경쟁모델보다 150㎏ 가량 차체 무게를 줄였기 때문이다. 

재규어 관계자는 “영국 왕실의 전통 의전차량에 선정될 정도로 럭셔리와 우아함의 상징인 된 재규어는 모델 자체가 하나의 예술작품”이라며 “기존 수입차와는 다른 특별한 가치를 원하는 고객들이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