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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iving Review

[Infiniti] 몬스터의 피가 흐르는 럭셔리세단 M-56s

떡 벌어진 어깨와 호리호리한 허리, 탄탄한 엉덩이….

누가 봐도 근육질 몸매다. 여기에 시원해 보이는 인상과 딱 맞아 떨어지는 슈트는 그야말로 금상첨화라는 말이 딱 떠오른다. 

소위 말하는 ‘얼짱’을 묘사하는 게 아니다. 닛산의 럭셔리 브랜드 ‘인피니티(INFINITI)’의 럭셔리 플래그십 세단 All-new M56s(M56스포츠)를 두고 하는 말이다. 

멋진 모습만큼이나 성능 역시 발군이다. 근육질 몸매를 가져서인지 파워 넘치는 퍼포먼스는 드라이버로 하여금 손에 땀을 쥐게 할 만큼 다이내믹하다. 럭셔리세단인 만큼 점잖게 달리고 싶어도, 운전석에 앉으면 자꾸 엑셀레이터를 밟게 하는 묘한 중독성을 느낄 정도다. 

고속주행을 해도 별다른 불안감도 들지 않는다. 본능이 시키는데로 페달을 밟다보면 어느새 제한속도를 넘어 주변의 차들을 휙휙 제칠 정도로 강력한 힘을 보여준다. 5600cc급 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무서울 정도의 파워 때문에 ‘괴물 같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다. 


- 쿠페의 날렵함 vs 세단의 중후함

인피니티 브랜드의 최고급 플래그십 세단인 M56s의 첫인상은 ‘스포츠카’ 같다는 느낌을 준다. 중후함이 강조된 세단 만의 특징이 전혀 보이지 않아서다. 오히려 날렵한 인상과 근육질 몸매 때문에 스포츠쿠페에 가까워 보인다. 

지난해 말 국내에 출시된 All-new M56s가 이처럼 스포츠쿠페의 외관을 갖게 된 것은 지난해 제네바모터쇼에서 공개돼 찬사를 받았던 인피니티의 컨셉카 ‘에센스(Essence)’의 디자인을 기반으로 제작됐기 때문이다. 높은 호응을 받았던 컨셉카를 3세대 M시리즈의 양산형 모델로 적용시킨 것이다. 

그래서일까. All-new M56s는 이전 모델에 비해 전고는 10mm 낮아졌고, 전폭은 40mm 넓어졌다.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 변화만으로도 주행에서 느껴지는 안정감을 확연하게 느껴질 정도다. 

그러나 All-new M56s의 진짜 변화는 바로 외관에 있다. 더욱 날렵해진 헤드램프 위로 두툼해진 후드와 간결해진 디자인으로 더욱 탄력 있어 보이는 리어범퍼 등이 세단이지만, 달리고 싶어하는 M56s의 DNA를 강렬하게 표현해준다. 

프런트 헤드램프 사이에 위치한 더블 아치본 그릴은 인피니티의 패밀리룩으로 세련되면서도 강렬한 아이덴티티를 단숨에 보여준다. 그리고 헤드램프 위쪽에 자리한 LED라인은 흡사 짙은 쌍커플 같은 효과를 줘 날렵한 디자인의 전면부를 더욱 도드라지게 강조했다. 

인피니티는 All-new M시리즈의 이 같은 날렵하고 유연한 라인이 ‘타쿠미(TAKUMI·일본어로 장인을 의미한다)’들이 최신 공법을 이용해 양산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범상치 않은 몸매의 비결은 바로 장인정신에 있다는 설명이다. 

스포츠쿠페보다 더 날렵한 외관과 달리 실내는 편안하면서도 고급스럽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두툼한 가죽시트는 운전자의 꽉 잡아주면서도 푹신한 느낌이 이색적이다. 일본 장인이 수작업을 통해 만들어졌다는 설명이다. 

인테리어는 우드그레인이 적절히 조화돼 고급스러움과 편안함이 돋보인다. 센타페시아 상당 중앙에 안으로 훅 들어가 자리하고 있는 7인치 LCD모니터는 내비게이션을 비롯해 오디오, 엔터테인먼트 장치들이 표시되며, 바로 아래에는 럭셔리브랜드라면 반드시 채용하는 아날로그시계가 중심을 잡고 있다. 

- 맞춤형 주행모드로 질주본능 

몸을 감싸는 듯한 가죽시트에 앉아 스타트버튼을 지긋이 누르자, 곧바로 야수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듀얼 흡기·배기 엔진이 주변의 공기를 모두 빨아들일 태세다. 

가속페달을 밟고 아스팔트정글로 나섰다. 정지상태에서 출발은 묵직한 게 영락없는 세단의 느낌이다. RPM게이지를 2000을 넘기자 가속이 엄청난 속도로 이뤄진다. 중후함을 버리고 질주본능에 빠지는 순간이다. 

415마력의 강력한 힘이 아스팔트를 찢으며 달려나갈 기세다. All-new M56s에 장착된 엔진은 최대토크 57kg·m(4400rpm)의 힘을 내는 VK56VD엔진으로 인피니티 최초의 직분사 시스템이 적용됐다. 

자동 7단변속기 바로 안쪽에 있는 주행모드 셔틀을 ‘스탠다드’에서 ‘스포츠’ 모드로 바꾸자 반응성은 더욱 가감해진다. 사파리를 질주하는 한 마리 사자의 표효성 같은 배기음과 함께 아스팔트를 파고 나가는 것 같은 질주본능을 보여준다. 

다시 도심으로 들어와 주행모드를 ‘에코’로 변경하자, 중후하고 우직한 느낌의 반응을 보여준다. 아까까지만 해도 도로를 찢어 놓을 듯 달리던 야성은 찾아볼 수 없고, 우아하고 중후한 느낌을 안겨준다. 

이밖에도 All-new M56s는 겨울철 눈길에 유용한 ‘스노우’ 모드도 지원한다. 스노우 모드로 주행할 경우 엔진의 힘이 네바퀴에 적절히 배분돼 스노우체인을 장착한 듯한 성능을 보여준다. 

폭발적인 주행력이 장점인 만큼 경제성은 아쉬운 부분이다. 공인연비는 8.2km/ℓ지만, 실주행연비는 7km/ℓ 전후반에 불과하다. 연비를 우선시하는 에코모드로 주행해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 도로를 읽어주는 인공지능 매력

이밖에도 All-new M56s에는 다양한 안전사양이 눈길을 끈다. 특히 차선이탈방지 지능(LDP)과 차간거리제어 시스템(DCA)이다. 

차선이탈방지 시스템은 70km/ℓ 이상 속도로 주행할 때 작동한다. 운전자가 방향 지시등 없이 주행차선을 벗어나게 되면 차선이탈경고장치(LDW)가 작동해 경고음을 낸다. 이후 핸들을 조작하지 않고 있으면 자체자세제어장치(VDC)와 각 바퀴의 브레이크를 작동해 원래 차선으로 복귀시켜준다. 

차간거리제어 시스템은 범퍼에 장착된 센서가 앞차와의 거리를 측정해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잡아주는 장치다. 인텔리전트 크루즈 컨트롤(ICC) 기능과 같이 사용할 경우 상당히 유용한 기능이다. 특히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밟고 있어도 페달을 복귀시킨다. 만약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인텔리전트 브레이크 어시스트(IBA)가 개입해, 강제로 차를 멈추게 한다. 

한국닛산 관계자는 “LDP와 DCA 기능은 운전자의 편의성과 안전성을 최대로 충족시켜주는 기능”이라며 “아름다우면서도 실용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인피니티의 모던럭셔리를 잘 보여주는 사양”이라고 말했다. 

폭발적인 주행성능에 중후한 외관, 최첨단의 안전사양을 자랑하는 All-new M56s의 가격은 8460만원(VAT 포함)이다. 

< 사진 : 정기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