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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story

[Porsche] ‘포르쉐그룹’ 세계 최고의 자동차왕국을 완성하다


포르쉐, 폭스바겐, 람보르기니, 아우디….
자동차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만한 법한 브랜드들이다. 그렇다면 이들의 주인은 누구일까.
정답은 가장 먼저 언급한 ‘포르쉐’다. 포르쉐가 지난해 말 폭스바겐그룹을 인수하면서 세계 최고의 자동차그룹집단으로 올라섰다.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자동차왕국을 완성한 것이다.
스포츠카로 시작해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로 도약한 포르쉐그룹의 역사를 되돌아봤다.

- 포르쉐 박사, ‘비틀’과 ‘911’를 만들다!

포르쉐그룹 창업주 페르디난트 포르쉐박사는 원래 ‘엔지니어’였다. 그는 대학을 나온 이후 세계적인 명차인 다임러벤츠에서 엔진 및 서스펜션 설계를 담당했다.
그러나 월급쟁이 생활은 길지 않았다. 경영진과의 불화로 회사를 그만뒀기 때문이다. 이후 독일 슈투트가르트로 간 그는 이곳에서 1930년 자신의 이름을 딴 자동차 회사 ‘포르쉐’를 설립한다. 다임러 벤츠 시절 알려졌던 명성을 통해 회사운영에 나선 것이다.

포르쉐를 운영하던 그에게 1934년 히틀러가 찾아온다. 그리고 그는 히틀러의 국민차 프로젝트에 매료돼 동조하게 된다.
히틀러는 당시 그에게 “공랭식으로 움직이면서 최고 시속이 100km가 넘고 가격도 저렴해 누구나 탈 수 있는 차를 개발해 달라”고 주문했다. 온갖 어려움 끝에 포르쉐박사는 결국 자동차를 개발해 낸다.
바로 독일을 대표하는 국민차 ‘비틀(Beatle)’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히틀러는 이후 국영 자동차 기업을 설립했고, 이것이 유럽 최대의 자동차메이커가 된 폭스바겐이 된다. 하지만 포르쉐 박사는 1945년 독일 패망 이후 결국 ‘1급 전범’이라는 불명예와 함께 옥살이를 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계속 자동차 연구를 한 포르쉐박사는 결국 포르쉐그룹의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는 ‘911’를 탄생시킨다. 부드러운 곡선에 강력한 성능, 울부짖는 듯한 엔진소리를 가진 911이 등장하면서 포르쉐는 서서히 스포츠카 메이커로서의 입지를 다져갔다.

-외손자, 아우디의 ‘콰트로’를 완성하다.

포르쉐 박사 사후에는 그의 자녀들인 루이제와 페리 포르쉐가 회사를 운영했다.
그러나 3대로 넘어오면서 포르쉐 가문에 다시 ‘장인의 손길’이 나오기 시작한다. 포르쉐의 외손자인 페르디난트 피에히(현 폭스바겐 CEO)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피에히는 1962년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를 졸업한 뒤 포르쉐에 입사해 엔진니어로 근무했다. 그는 집안 대대로 흐르는 장인기질을 발휘, 8기통 경주용 차인 포르쉐 804, 917 등을 개발해 주변을 놀라게 했다.
그러나 문제는 딴 곳에 있었다. 자동차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동료들과 자주 충돌했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외조부의 회사 포르쉐를 떠나 아우디로 간다. 그리고 오늘날 아우디의 가장 핵심적인 기술 중 하나인 ‘콰트로(사륜구동)’ 기술을 완성시킨다. 아우디는 이 기술을 통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평가받는 유럽에서 프리미엄 세단이란 위치를 굳히게 됐다.

- 90년대 위기 ‘드라이버(경영자)’ 전격 교체

세계 최고의 스포츠카란 명성을 쌓던 포르쉐에도 위기가 찾아왔다. 1990년 초 판매부진과 신차개발 지연 등의 이유로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하게 된 것. 게다가 자동차업계에는 M&A 태풍이 불고 있었다. 람보르기니, 부가티, 페라리가 폭스바겐과 피아트에 인수됐고, 롤스로이스, 벤틀리도 BMW와 폭스바겐에 인수됐다. 슈퍼카는 채산성이 낮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대형 메이커들의 사냥감이 됐다.
결국 포르쉐 이사회는 ‘벤델린 비데킹’을 전문경영인으로 영입, 혹독한 체질개선에 나섰다. 비데킹은 취임 후 곧바로 구조조정을 단행, 몸집을 줄였고, 원가절감에 나섰다.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해 인수대상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던 포르쉐는 비데킹의 구조조정 이후, 매출 6배 이상, 주가는 20배 이상 폭등하면서 매력적인 기업으로 변모했다.
스포츠카 일색이던 라인업도 확장됐다. 1997년 ‘박스터(Boxter)’라는 새로운 스포츠카 라인을 추가했다. 특히 이사회와 경영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비데킹은 2002년에는 럭셔리 SUV ‘카이엔’을 출시한다. 그리고 카이엔은 현재 포르쉐 라인업 중 가장 잘 팔리는 모델로 자리매김하며, 포르쉐의 이익률을 높여주고 있다. 최근에는 4도어 쿠폐인 ‘파나메라’를 선보이면서 럭셔리 세단에까지 도전장을 던진 상태다.

- 창업주의 유품(폭스바겐)을 되찾아라!

이처럼 스포츠카와 럭셔리 분야에만 집중하던 포르쉐는 지난해부터 세계 자동차업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창업주가 설립한 폭스바겐 인수에 전격 나섰기 때문이다.
2009년 현재 포르쉐는 폭스바겐의 지분 35% 이상을 보유, 현재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폭스바겐이 포르쉐에 인수됐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독일이 폭스바겐을 지키기 위해 제정한 ‘폭스바겐법’이 포르쉐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폭스바겐법은 1960년도에 제정된 법으로 단일주주가 폭스바겐의 지분 20% 이상을 보유할 수 없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또한 폭스바겐은 20% 주식(독일 작센정부가 20.1%를 보유하고 있다)을 보유하고 있으면 인수합병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폭스바겐 인수를 추진 중인 포르쉐에게는 그야말로 ‘악법’인 셈이다.

포르쉐그룹은 그러나 여전히 폭스바겐 인수를 추진 중에 있다. 폭스바겐을 인수할 경우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자동차왕국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업계의 전문가들은 “폭스바겐는 자체 브랜드을 비롯, 람보르기니, 아우디, 벤틀리 등 글로벌 명성을 가진 자동차 회사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포르쉐의 염원이 이뤄진다면 세계 자동차업계는 사실상 포르쉐 vs Anti-포르쉐 체계로 재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nikerse@medi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