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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story

[Mersedes-Benz] 명차 ‘다임러벤츠’, 최고가 아니면 만들지 않는다


“Das best oder nicht.”(최고가 아니면 만들지 않는다.)
오만하게 들리는 이 문구를 창업정신으로 쓰고 있는 회사가 있다. 120년 자동차의 역사와 함께 해온 세계적인 명차브랜드인 ‘다임러벤츠’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다임러벤츠는 사실 1926년까지는 각자 다른 회사였다. 1886년 같은 해에 세계 최초로 가솔린엔진을 독자개발한 ‘다임러’사와 ‘벤츠’사가 따로 경영을 하다 후손들의 손에 의해 합병되면서 지금의 이름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자동차의 역사와 그 길을 함께 해온 명차 ‘다임러벤츠’. 120여년에 이르는 그 길을 다시 살펴봤다.

- 안전한 ‘벤츠’와 빠른 ‘다임러’의 태동

벤츠의 설립자 ‘칼 벤츠(Karl Benz)’는 1883년 10월 독일 만하임에서 세계 최초의 자동차 공장인 ‘벤츠앤씨에’(Benz&Cie)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1886년 1월 최초로 가솔린엔진(페이턴트 모터카 특허)을 개발한 그는 1893년 앞바퀴를 여러 각도로 돌릴 수 있는 ‘빅토리아’를 개발하면서 자동차를 양산하기 시작했다. 벤츠는 1900년까지 매년 600대 이상의 자동차를 생산했다.
다임러의 설립자 ‘고틀립 다임러(Gottieb Daimler)’ 역시 칼 벤츠와 같은 해인 1886년 ‘말 없는 마차’라는 이름의 가솔린엔진을 개발했다. 이후 1890년 다임러사를 설립한 그는 1902년 새로운 차량인 ‘메르세데스’를 발표하면서 주목을 받게 됐다.
다임러사의 ‘메르세데스’란 브랜드는 원래 다임러사의 오스트리아 판매상인 에밀 엘리네크의 딸 메르세데스의 이름이다. 스페인어로 ‘우아한’이란 의미를 가진 메르세데스는 1902년 다임러사의 모든 차에 상표로 사용하게 됐다.
그러나 두 회사에게도 위기가 찾아왔다. 독일이 세계1차대전에서 패하면서 경제위기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경영위기를 타계할 해결책을 찾던 다임러사와 벤츠사는 결국 1926년 두 회사의 합병을 통해 거듭나게 된다.
세계적인 명차 ‘메르세데스-벤츠’는 결국 1차대전 이후 경제난을 해결책이었던 셈이다.

- ‘월계수의 별’이 탄생하다

벤츠와 다임러는 합병을 통해 다임러벤츠AG를 설립한다. 경영은 벤츠의 창업자인 칼 벤츠가 맡았다. 합병 이후 생산되는 모든 자동차에는 메르세데스-벤츠란 이름이 붙었고, 엠플럼으로는 벤츠를 상징하는 월계수(원형) 속에 다임러의 상징인 삼각별이 들어간 지금의 모양을 사용했다. 스피드에 역점을 뒀던 다임러와 안전을 최우선을 생각했던 벤츠의 기술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다임러-벤츠AG는 이후 여러 가지 신기록들을 세워 갔다. 세계 최초의 가솔린 자동차는 물론, 자동차 경주에서의 잇따른 우승, 트럭·택시·디젤차·쿠페의 개발 등에서 세계 선두를 차지했다. 엔진·서스펜션·차체의 개량에서도 다임러-벤츠AG는 다른 자동차업체들보다 항상 한 걸음 앞섰다.
특히 가솔린엔진을 최초로 개발한 두 가문의 기술도 훌륭했지만, 피에드리히 포르쉐 박사가 엔진개발을 맡으면서 다임러벤츠의 질주가 시작됐다. 1928년 고성능차 메르세데스 SSk에 이어 1929년 고급형 뉘른부르크를 출시했다. 뉘른부르크는 13일 동안 2만km를 계속 달리면서 단 한 번도 고장이 나지 않는 뛰어난 내구성을 보여줬다.
벤츠가 지금의 명차로 거듭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300SL은 1954년 탄생했다. 경주용차를 기본으로 제작된 300SL은 ‘걸웡도어’를 채택해 날렵한 스타일을 선보였고, 6기통 3000cc급 엔진을 통해 250km의 속도를 기록했다. 이 차량은 지금도 세계에서 가장 인기 높은 스포츠카의 하나인 SL시리즈의 원형으로 기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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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창업, 크라이슬러를 합병하다

다임러벤츠는 1960년대 잔 사장이 취임하면서 고품질화를 추진하게 된다. 이를 통해 확고한 프리미엄 이미지를 갖게 된 벤츠는 이후 세계적인 명차로 도약한다.
이런 가운데 1980년대 BMW그룹이 약진하면서 다임러벤츠에도 위기가 찾아온다. 대중차 시대가 열리면서 세계 각국의 자동차메이커들의 도전을 받게 된 것. 고품질화를 통해 자존심을 지키고 있던 다임러벤츠는 결국 경영위기를 실감하고, 현지화전략을 펴나가기 시작한다.
한발 더 나아가 다임러벤츠는 창업 72주년이 되던 1998년 미국의 3대 자동차메이커인 크라이슬러를 합병한다. 이를 통해 1999년 승용차 판매가 처음으로 100만대를 돌파하는 등 글로벌 자동차메이커로서의 입지를 다지게 된다.
그러나 명차 이미지가 강한 다임러벤츠와 퍼블릭 브랜드 성격이 짙은 크라이슬러의 동침은 10년 만인 2007년 결국 깨지고 만다. 크라이슬러의 경영악화가 계속되면서 이를 보다 못한 다임러벤츠가 이별을 통고한 것. 다임러벤츠 측은 7억달러를 받고 크라이슬러를 서버런스캐피탈에 매각했다.
이후 다임러AG로 사명을 변경한 다임러벤츠는 최근 신용경색으로 자동차시장의 경영환경이 최악인데도 지난해 CL600AMG를 출시하며 명차메이커로서의 자존심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snikerse@medi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