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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iving Review

[Cadillac] 박력 있는 남자의 선택! CTS Coupe

< 해당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3월호에 게제됐습니다 >

“Art and Science!”

미국 최대의 럭셔리 브랜드인 ‘캐딜락’은 지난 2002년부터 예술과 과학의 만남이라는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전면에 내세우며 변신을 시작했다. 곡선을 사용해 우람함과 날렵함을 강조하는 자동차 업계의 주류디자인과는 달리, 반대로 직선만을 사용해 남성다움과 화려함을 극대화한 것이다. 

그리고 캐딜락의 이 변신은 결과적으로 성공했다. 럭셔리 브랜드였지만, 노쇠해보였던 브랜드 이미지를 단숨에 무너뜨리며, 캐딜락을 가장 젊고 화려한 브랜드로 탈태환골 시켰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2008년 2세대 디자인들이 공개되면서 캐딜락은 완전히 ‘화려한 남자를 위한 엣지 있는 필수품’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2009년 CTS 쿠페의 등장은 캐딜락의 승천에 정점을 찍었다. 

치명적 독을 품고 있는 나쁜 남자라면 꼭 타야할 것은 캐딜락 CTS 쿠페는 디자인의 기반이 된 세단형 모델인 CTS와 전면부의 디자인이 같다. 앞에서만 보면 깔끔한 슈트를 입고 단정하게 머리를 빗어 올린 금융맨 같은 인상을 풍긴다. 

그러나 각도가 조금만 벗어나면 CTS 쿠페의 치명적인 매력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한다. 차량의 전고를 낮추면서 날렵해졌고, A필러는 세단보다 더 길어지면서 윈드 실드의 각도는 그야말로 날카로워졌다. 

사이드미러를 제외한 옆라인에서 외부로 돌출된 부분은 전혀 없으며, 심지어 도어손잡이조차 존재를 없앴다. 대신 도어는 끝 부분의 터치패드에 손을 넣으면 열 수 있다. 도어가 2개 뿐인 쿠페 스타일인 만큼 시원하게 뻗은 도어라인 역시 눈에 들어온다. 

뒤로 돌아서면 CTS 특유의 리어램프가 강렬한 어필을 시작한다. 이어 뒤범퍼를 가로지르는 트렁크 도어의 센터선 역시 각을 세우고 있어 굉장히 입체적인 느낌을 준다. 이 강렬함이 사라지기 전에 범퍼 하부에서 빛을 내고 있는 사각형의 듀얼 머플러를 보면 CTS 쿠페의 박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터치패드에 손을 넣고 살짝 누르면 CTS 쿠페의 도어는 ‘딸깍’ 소리를 내며 탑승자를 향해 팔을 벌려준다. 이품에 안겨 탐승하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곳이 바로 ‘엣지 스타일’로 불리는 캐딜락 스타일의 인테리어다. 전체적으로 GM그룹의 스타일이 느껴지지만, 좀 더 고급스러워 보이는 센터페시아는 오르락내리락 하는 이동형 모니터를 통해 운전자의 속마음을 훔쳐버린다. 

쿠페 특유의 민감함이 느껴지는 스티어링휠의 중앙에는 캐딜락의 방패 엠블럼이 딱 하니 자리를 잡고 있다. 계기판에는 속도계를 중심으로 좌우에 rpm게이지, 연료계, 온도계 등이 자리하고 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차체가 낮은 데도 불구하고, 시트포지션이 CTS처럼 설정돼 약간 높다는 느낌이다. 과속방지턱이나, 이물질이 주행에 걸릴 경우 탑승자들의 머리를 천장에 닳은 수도 있다. 

CTS 쿠페의 심장은 V6 3.6L VVT 직분사 엔진이다. 최고출력 304마력에 최대토크 37.8kg.m의 힘을 낸다. 후동구륜 방식으로 하이드로매틱 6단변속기로 조율된다. 

300마력 이상인 만큼 파워 면에서는 어떤 스포츠쿠페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다. 오히려 가속력이 더욱 돋보인다. 후륜방식이어서 뒤에서 밀고 가는 것 같은 관성의 마법이 작용하지만, 시트가 단단하게 잡아주기 때문에 거부감은 없다. 오히려 가속페달의 각도가 좁아질수록 힘을 내는 것 같은 느낌이다. 

고속주행에 접어들자 노면에 가라앉아 주행하는 듯 하다. 곡선주로에서도 흔들림이 느껴지지 않는다. 특히 오르막 곡선주로에서의 주행감은 그야말로 탁월했다. 넘치는 힘을 바탕으로 탄탄한 하체가 받쳐주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하체강성이 독일차처럼 딱딱하지는 않다. 탄력이 느껴지는 탄탄한 근육으로 안아주는 것 같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연비다. CTS 쿠페의 공인연비는 8.8km/ℓ다. 고효율 자동차들이 잇따라 출시되는 최근의 경향과 비교하면 약간의 거리감이 느껴지지만, 달리기에 무게를 둔 쿠페라는 점을 감안하면 크게 걸림돌이 되지는 않는다. 

CTS 쿠페는 승차인원과 연비가 낮다는 점에서 분명한 단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화려하면서도 묵직한 디자인, 탁월한 주행성능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손맛을 즐기려는 운전자들의 드림카가 될 자격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