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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story

[Rolls Royce] 럭셔리 브랜드의 지존으로 군림하는 영국왕실 의전차량


소유만으로도 주인의 명예를 드높이는 자동차가 있다. 바로 영국 럭셔리 브랜드의 지존인 ‘롤스로이스’다.

두 개의 ‘R’이 겹치진 이 자동차브랜드의 엠블럼은 그야말로 부와 명예를 상징한다. 달리는 별장이란 평가를 받을 정도의 고성능에, 황제의 자동차라는 별명은 롤스로이스가 상징하는 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롤스로이스는 아무에게나 차량을 팔지 않아 소유주들에게 높은 긍지를 선사해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회사 운영진이 판단해 자격미달이 될 경우 차량을 팔지 않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이다.

일례로 아이젠하워 미국 전 대통령과 락스타 앨비스 프레슬리 등이 롤스로이스 구입의사를 밝혔다가 회사로부터 퇴짜를 맞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고급 럭셔리카의 대명사 롤스로이스의 화려한 역사를 살펴봤다.

- 영국귀족 Rolls와 서민 Royce의 만남

롤스로이스는 1904년 영국 귀족 출신의 사업가 찰스 롤스(Rolls)와 가난한 방앗간 주인 아들 헨리 로이스(Royce)를 통해 설립됐다.

이중 귀족 출신 롤스는 이미 17세에 자동차로 영국을 누볐을 정도로, 자동차광이었다. 특히 그는 사업에도 재능을 보여 런던에서 프랑스제 자동차를 수입해 파는 자동차판매상으로도 유명했다.

반면 서민 출신 로이스 역시 사업에 상당한 재능을 보여 전기제품 사업자로 이름을 알렸다. 당시 그는 프랑스제 10마력짜리 중고 자동차를 타고 다녔는데, 이 차량의 잦은 고장에 불만을 품고 직접 자동차 제작에 나서 1903년 속도는 빠르면서 고장이 적은 자동차를 개발했다.

로이스가 만든 이 자동차가 입소문을 타면서 롤스는 1904년 맨체스터를 방문, 로이스와 만나게 된다. 그리고 로이스가 만든 차량을 직접 몰고 난 뒤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자동차와 기술자를 찾았다”며 사업을 제의했다.

최고급 럭셔리브랜드 ‘롤스로이스’가 탄생한 순간이다. 당시 로이스가 만든 차량 역시 개량작업을 거쳐 1906년 출시됐는데, 바로 세계 최고의 차로 인정받게 되는 차 ‘실버 고스트’가 바로 이 차량이다.

- 100% 수작업…주문에서 인도까지 1년 이상 걸려

실버고스트 출시로 명성이 높아지던 롤스로이스에 1910년 우울한 소식이 찾아든다. 설립자였던 롤스가 비행기 사고로 목숨을 잃은 것. 이후 또 한명의 설립자였던 로이스 역시 롤스의 죽음에 충격을 받고 프랑스 남부로 요양을 간다.

한편 롤스로이스는 실버고스트 이후 20(Twenty), 팬텀 시리즈 등을 선보이며, 럭셔리 자동차브랜드로서의 명성을 쌓아간다. 이중 팬텀 시리즈는 롤스로이스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롤스로이스를 상징하는 ‘환희의 여신’과 라디에이터 그릴 등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롤스로이스 유력 주주의 비서를 본떠 만들어진 ‘환희의 여신’은 크롬으로 만들어졌으며, 차량에서 강제로 떼 내려고 할 경우 보닛 안으로 숨어버린다. 사고나 충격을 받을 경우에도 안으로 숨겨지도록 설계돼 있다. 영국의 조각가 찰스 사이크스가 1911년 제작했다.

1924년에는 설립자인 로이스가 아테네 파르테논 신전에서 감명을 받아 롤스로이스만의 ‘일자형’ 라디에이터 그릴을 선보인다. 이 그릴은 현재까지도 경험 많은 제작자들이 쇠창살 하나하나를 일일이 수작업으로 만들고 있다. 

이 때문일까. 롤스로이스는 제작기간에만 최소 10개월 이상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수작업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현재에도 차량을 주문한 후 인도받는 데 6~7개월 이상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롤스로이스를 주문하는 이들은 이 기간을 설레이는 마음으로 기다린다. 100% 주문형 스타일로 만들어지는 것은 물론, 차량 제작 전 과정을 담은 책을 기록해 고객에게 넘겨주기 때문이다. 롤스로이스만의 럭셔리 마케팅이라고 볼 수 있다.

- 무리한 기술개발로 도산, 현재 BMW그룹이 소유

이후 롤스로이스는 항공기 분야로 눈을 돌려 비행기 엔진제작에 나선다. 실제 롤스로이스는 영국의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에 사용된 이글엔진을 개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항공기 엔진분야는 롤스로이스에 재앙을 가져왔다. 1960년대 말 미국의 록히트마틴사와 공동으로 개발에 나섰던 엔진프로젝트에 자기 자본의 60%가 넘는 자금을 투입했다가 도산에 이르게 된 것.

이로 인해 롤스로이스는 결국 영국 국영기업이 됐다. 파산 후 항공기 분야와 자동차 분야를 분리한 롤스로이스는 이후 자동차 제작사인 빅커스에 1980년 인수됐다가 1998년 폴크스바겐을 거쳐 BMW그룹의 계열사로 자리하게 된다.

BMW의 식구가 된 롤스로이스는 경영합리화와 생산 증가가 이뤄졌지만, 현재까지도 차량 1대에 10개월이 걸릴 정도며, 1년에 6000대 정도만이 생산된다. 이 때문에 100년이 넘는 역사와 높은 명성을 갖고 있지만, 전 세계 롤스로이스는 10만대를 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는 지난 1997년 수입이 중단됐다가 최근에야 다시 롤스로이스코리아를 통해 수입되고 있다. 국내에는 현재 10여대 정도의 차량만이 있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snikers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