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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iving Review

[KIA] 파워 넘치는 주행력 압권인 K9 타보니

< 해당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6월호에 게제됐습니다 > 


‘경쟁상대는 수입 대형세단!’

지난 2일 공개한 K9에 대한 관심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K-시리즈의 플래그십 모델로, 국내 대형차시장을 휩쓸고 있는 수입차 업체들과의 정면승부를 예고하고 있어서다. 

기아차는 K9에 대해 “독일 브랜드들과 충분히 경쟁하고도 남을 정도의 성능을 갖췄다”며 자신만만해 하고 있다. 특히 국내 최초로 적용된 HUD디스플레이 기능 등을 필두로 한 최첨단 편의사양과 동급 최강의 스펙을 통해 국내는 물론, 해외 명차들과 본격 경쟁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하지만 경쟁업체들로 지목되고 있는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아직까지 기아차가 자신들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라는 반응이다. K9이 국내에서 적수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높은 수준의 기술력과 상품성을 지녔다는 점은 동의하지만, 오랜 역사와 노하우를 자랑하는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들과 직접 경쟁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K9이 수입차 업체들에게 잠식당하고 있는 국내 대형차 시장의 기대주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해외 명차를 뛰어넘을 정도의 성능과 기아차 만의 아이덴티티가 잘 어우러 진다면 국내 대형차 시장의 신데렐라가 될 것이란 평가다. 

‘To the Greatest’를 슬로건으로 앞세우며, ‘최고’를 지향하는 기아차의 플래그십모델 K9. 화려하고 강력한 성능으로 무장한 채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돌풍을 예고하고 있는 K9을 강원도 양양에서 한발 앞서 만나봤다. 


- 운전자에 집중된 편의사양 눈길


총 5200억원을 투자해 4년 5개월 만에 탄생한 K9는 그야말로 기아차의 기대주다. 디자인을 담당한 슈라이어 부사장은 K9의 디자인 컨셉트로 ▲매력적인 강인함 Charismatic Bold ▲역동적인 고급스러움 Dynamic Luxury ▲미래지향적인 단숨함 Futuristic & The Simplicty of the straight line 등이 적용됐다고 밝혔다. 

차량 전면부에는 대형 패밀리룩인 호랑이코 스타일의 라디에이터 그릴이 적용돼 기아의 아이덴티티를 계승했으며, LED가 장착된 안개등과 ‘어댑티드 풀 LED 헤드램프’로 기존 대형세단과는 완전히 다른 강렬함과 세련미를 보여줬다. 헤드램프 내부의 전조등과 상향등에는 사각형 스타일의 스퀘어 렌즈가 적용돼 보석의 화려함이 강조됐다. 

또한 쿠페 스타일의 긴 후드와 짧은 트렁크데크를 통해 안정적이면서도 속도감이 강조되는 역동적인 이미지를 구현했다. 특히 후드에서 앞 범퍼 하단까지 하나로 연결되는 ‘윈스킨 스티일’ 후드 디자인과 펜더에서 뒷문까지 연결되는 사이드 캐릭터 라인으로 세련미를 부각시켰다. 아웃사이드 미러에는 면발광 사이드 리피터로 섬세함을, 라인 하단에는 크롬 몰딩으로 품격을 강조했다. 

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자, 럭셔리한 느낌의 나파시트가 우선 눈에 들어왔다. 운전석에 다양한 장비들과 버튼들이 있었지만, 디지털 LCD로 구성된 계기판이 먼저 눈길을 끌었다. 뒷좌석은 그야말로 광할하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여유로웠다. 축거가 3045mm로 국내 최대인 만큼 넓은 공간을 자랑한다. 천장에는 무드등이 설치돼있고, 벨벳 느낌의 천으로 마무리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해준다. 

트렁크는 뛰어난 공간활용성을 돋보인다. 이곳에는 골프백 4개와 보조백 4개가 동시에 수납이 가능할 정도로 여유롭다. 

세간의 관심을 집중됐던 편의사양들 역시 사용하기 손쉽게 배치돼 있었다. 먼저 가장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HUD 디스플레이는 시동을 켜면 전면부 헤드글래스를 통해 볼 수 있다. 이곳에는 다양한 기능들이 구현됐는데, 주행속도와 내비게이션, 후방차량의 움직임까지 볼 수 있다. 특히 후방에서 차량이 접근할 경우 사이드미러에 노란색 경고등이 점등돼 인상적이었다. 

죠그셔틀로 제어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서는 UVO 기능이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 말 공개된 현대차 싼타페의 블루링크와 유사한 기능이다. 주행 중 전화 통화는 물론, 다양한 기능이 지원된다는 게 기아차 관계자의 설명이다. 



- 폭발적인 주행력에 놀라운 정숙성


스펙 만으로도 스포트라이트를 받기에 충분한 K9에 탑승해 직접 시승에 나섰다. 시승 차량은 V6 3.8 GDi 최고 사양 모델로, 시승 구간은 강원도 양양에서 시작해 동해시 옥계까지 이어지는 70km의 고속도로 구간이다. 

탑승 후 실내에 있으면, 놀라운 정숙성을 먼저 느낄 수 있다. 계기판의 rpm 바늘이 500rpm 정도로 올라와 있지 않았다면, 엔진이 커진 것 아닌가 할 정도로 조용하다. 

그러나 일단 주행에 나서면 K9의 숨겨진 야수성을 드러낸다. 실제 도로로 나선 뒤 가속페달을 힘껏 밟자, 곧바로 100km/h를 넘어선다. 최고 출력 334마력과 최대 토크 40.3kg·m를 자랑하는 만큼 폭발적인 가속력과 주행력을 경험할 수 있다. 특히 오르막길 고속주행 중에 가속페달을 밟아도 무리 없이 속도를 올려줬다. 

고속주행 시의 안정감 역시 눈에 띈다. 동해의 바닷바람이 차량 좌우면을 때리며 주행을 방해했음에도 떨림이나 밀리는 느낌은 없었다. 계기판에 표시된 한계속도에서 커브길 주행과 브레이크를 밟아도 언더스티어 현상은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고속주행에 이어지자, 연비가 눈에 띌 정도로 떨어졌다. 그래서 정속주행을 통해 실연비를 확인해봤다. 시내주행 속도인 80km/h로 기준으로 약 10km 정도를 정속주행 했다. 이 과정에서 크루즈 컨트롤 기능도 함께 사용했다. 정속주행에 나서자 K9의 연비 역시 놀라울 정도로 좋아졌다.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통해 운행을 한 결과 이 구간에서는 약 15km/ℓ대의 연비를 기록했다. 

기아차에 따르면 K9의 공인연비는 10.3km/ℓ다. 기아차 관계자는 “무게만 1900kg에 달하는 거함 중에 공인연비가 10km/ℓ대를 넘는 차는 K9이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정숙성 역시 돋보였다. 고속주행시에도 옆사람과 조용하게 말을 나눌 정도로 외부 소음을 차단시켜줬다. 다만 노면소음은 발생했는데, 타이어의 문제로 보였다. 


- 실속은 최고, 브랜드 파워가 관건


시승을 통해 경험한 K9의 상품성은 그야말로 최고였다. 프리미엄 브랜드로 불리는 유럽차들과의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을 정도였다. 특히 직접 운전을 하는 오너 드리븐에게 더욱 어필할 것으로 기대됐다. 

가격 역시 K9이 경쟁차종에 비해 유리하다. 시승 차량인 최고급 모델이 8640만원인 만큼 해외 수입 중대형 차의 최고급 모델의 가격대인 2억원대와 비교해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아차의 브랜드 파워가 유럽 브랜드들에 비해 다소 부족한 만큼 소비자들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가 관건으로 보였다. 

기아차 역시 수입명차들과의 경쟁에서 K9의 비교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K9 만의 특별한 서비스인 ‘K9 멤버십’ 제공한다. K9 멤버십에 가입하면 ▲공항 라운지 무료 이용 ▲호텔·공항 무료 발렛 서비스 ▲문화 및 스포츠 행사 초청 ▲보증수리 1일 초과시 차량 대여 ▲픽업&배송 서비스 ▲소모품 무상교환 ▲상시 원격 케어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기아차 관계자는 “K9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이 집약된 최첨단 사양과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수입차를 능가하는 상품성이 돋보이는 모델”이라며 “수입차에 관심을 갖고 있는 국내 대형차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기아차가 야심차게 내놓은 K9이 국내 대형차 시장의 ‘최고’가 될지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