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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iving Review

[Rival] Cadillac ATS vs Infiniti G25

[해당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6월호에 게재됐습니다]


‘Dynamic Performance!’

국내 수입차업계가 주행성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과거 럭셔리한 편의사양과 효율성을 내세우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이른바 ‘달리기’ 성능이 강화된 야무진 컴팩트 세단들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역동적인 주행성능(다이내믹 퍼포먼스)이 고객들의 관심사가 됐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유독 캐딜락 ATS와 인피니티 G-라인이 수입차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대부분의 수입차메이커들이 모두 다이내믹 퍼포먼스를 강조하고 있지만, 컴팩트 세단을 출시한 여러 프리미엄 브랜드 중에서 두 메이커가 전혀 다른 색깔을 갖고 있으면서도 같은 목표를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캐딜락은 미국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직선 위주의 디자인 ▲하이테크한 인테리어를 갖고 있다. 반면 일본 프리미엄 브랜드인 인피니티는 ▲곡선 위주의 디자인 ▲우드그레인을 통한 트레디셔날 디자인 등이 특징이다. 다이내믹 퍼포먼스라는 방향은 갖지만, 전혀 다른 색깔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럭셔리한 직선이 아름다운 캐딜락의 ATS와 우아한 곡선의 미가 매력적인 인피니티의 G-라인을 통해 두 메이커가 추구하는 다이내믹 퍼포먼스에 대해 알아봤다. 


- Luxury Sports Sedan ‘Cadillac ATS 2.0’


미국을 대표하는 럭셔리 브랜드 캐딜락이 올해 초 선보인 ATS는 C세그먼트에 속하는 준중형급 세단이다. 지난해 북미국제오토쇼에서 첫선을 보인 이후 해외 유수 매체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럭셔리 브랜드답게 컴팩트 세단임에도 화려한 디자인에 날렵하고 각진 캐딜락 특유의 패밀리룩이 돋보이는 모델이다. 

ATS는 캐딜락이 선보인 차량 중 가장 작은 사이즈의 준중형급 세단이다. 휠베이스가 4645mm로 BMW 3-시리즈(휠베이스 4624mm)와 조금 더 크다. 캐딜락 특유의 각진 디자인으로 인해 살짝 작아 보이지만, 오히려 더욱 단단하고 야무지다. 

전체적인 외관 디자인은 캐딜락의 패밀리룩인 ‘아트 앤 사이언스’를 이어받아 특유의 중후하고 묵직한 느낌을 준다. 특히 캐딜락만이 선보이고 있는 세로로 세워진 헤드램프는 LED까지 들어가 더욱 강렬해졌다. 여기에 A필러로 이어지는 헤드램프 라인은 날렵함을 더해줘 전체적으로 중후하면서도 날렵한 스타일을 보여준다. 

전체적으로 하이테크한 분위기를 보여주는 ATS의 인테리어는 상위 모델들에 비해 더욱 세련돼졌다. 캐달릭이 개발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Que(큐)’가 내장됐으며, 최대 10개의 외부기기를 차량에 연결시킬 수 있다. 또 햅틱 기능을 이용한 조작 버튼은 단 4개로 축소한 사용이 용이한 점도 매력적이다. 

무엇보다 ATS가 경쟁차종들에 비해 우위를 보이는 부분은 파워풀한 ‘주행성능’이다. 2.0L 4기통 직분사 터보엔진에서 최고출력 272마력, 최대토크 36kg*m이라는 엄청난 힘을 뿜어낸다. 여기에 자동 6단 변속기와 최적의 조화를 이뤄, 가속시 파워풀한 속도감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실제 주행 과정에서도 급가속에 나서자, 터보 엔진 특유의 멈칫거림과 함께 엄청난 파워를 느낄 수 있었다. 

‘제동력’ 역시 남다르다. 스포츠세단인 만큼 잘 달리고, 잘 서는 게 중요한데, ATS는 페라리와 같은 슈퍼카에 탑재되는 ‘브렘보’ 브레이크를 전 차종에 기본 장착하고 있다. 엄청난 힘을 도로에 쏟아내며 총알처럼 달리고, 멈출 때도 딱 제자리에 선다는 느낌을 줄 정도로 정확한 제동력을 갖고 있는 셈이다. 특히 빗길 운전이나 코너링 과정에서도 흔들림 없는 안정적인 제동력이 매력적이었다. 

수입차 전문가들은 이런 점에서 캐딜락의 ATS를 역동적인 차라고 평가한다. 아스팔트를 움켜 쥔 것처럼 달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제동력을 보여주는 만큼 ‘다이내믹 퍼포먼스’에 가장 잘 어울린다는 게 그들의 설명이다. 


- Elegant Sports Sedan ‘Infiniti G25’

캐딜락이 직선이라면 인피니티는 곡선으로 대표된다. 화려하고 캐릭터 라인과 물이 흐르는 듯한 인피니티의 에어로 다이내믹 디자인은 그야말로 ‘우아한 스포츠세단’이란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린다. 

사실 인피니티 G-세단은 ‘스포츠세단’의 원조격으로 볼 수 있다. 4780mm의 휠베이스로 컴팩트 세단들보다 덩치가 조금 더 크긴 하지만, 출시 때부터 야무진 주행성능과 날렵한 디자인 때문에 속도를 즐기는 이들이 가장 타고 싶은 차 중 하나로 선택 받고 있어서다. 

이처럼 스포츠세단의 원조격인 인피니티 G-세단은 곡선을 강조한 후드 스타일과 역동성을 살린 루프라인으로 다이내믹과 우아함이 균형을 보여준다. 더블 아치-그릴을 중심으로 날렵함을 강조한 헤드램프와 강렬한 근육미를 자랑하는 후드 디자인은 그야말로 볼륨감이 넘쳐난다. 숄더라인의 근육감과 함께 라인을 최대한 살린 바디 실루엣 역시 매혹적이며, 일체형으로 디자인된 리어 스포일러와 듀얼머플러가 스포티하면서도 우아하고, 글래머러스한 인피니티의 정체성을 정확하게 보여준다. 

인테리어 역시 화려함보다는 클래식함이 강조됐다. 우드그레인과 알루미늄의 적절한 조화를 통해 고급스럽고, 우아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특히 센터콘솔에서 암레스트까지 이어지는 인테리어는 파도 모양의 후드와 어우러지면서 G세단 특유의 우아함을 자랑한다. 

14년 연속 세계 10대 엔진에 선정된 2.5L V6 VQ엔진이 탑재된 인피니티 G25은 최고출력 221마력, 최대토크 25.8kg*m의 강력하고 야무진 힘을 바탕으로 높은 응답성을 자랑한다. 가속페달을 조금만 깊게 밟아도 강렬한 배기음과 함께 차가 튕겨져 나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흡사 도로를 주행하는 것이 아니라 하늘에서 바람을 뚫고 비행을 하는 것 같은 주행성능을 경험할 수 있다. 

이처럼 파괴적인 주행성능을 갖고 있지만, 사실 인피니티 G25은 퍼포먼스 지향이 아닌 얌전한 세단형이다. 브랜드 자체가 갖고 있는 DNA가 워낙 다이내믹한 주행성능을 자랑하다보니 본의 아니게 잘 달리는 차가 된 셈이다. 

수입차 전문가들은 캐딜락 ATS와 인피니티 G세단을 모두 “달리기에 특화된 컴팩트 스포츠세단”이라고 평가한다. 다만 브랜드 자체가 지향하는 바가 달라, 디자인과 성능 면에서 차이를 보일 뿐 같은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는 것. 

직선을 통해 하이테크 럭셔리의 진수를 보여주는 캐딜락 ATS와 스포츠세단의 원조로 곡선의 우아함과 클래식한 디자인을 보여주는 인피니티 G세단. 앞선 차량들을 모두 추월하며, 아스팔트의 적토마로 군림할 당신의 컴팩트 스포츠 세단은 어떤 차일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