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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iving Review

[Mercedes-Benz] 작지만 듬직한 3th A-class

엠블럼 위에서 빛나는 삼각별. 세계 최고의 자동차란 찬사를 받는 벤츠의 상징이다. 벤츠는 오랜 역사만큼이나 전 세계 리더들이 가장 사랑하는 완벽하고 가장 발전된 기술력을 보여주는 최고의 머신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모든 것이 다 좋을 수는 없을 일. 이런 벤츠에도 미운오리새끼는 있었다. 바로 A-클래스다. 1997년 첫선을 보인 A-클래스는 경차가 아니고, 그렇다고 해치백도 아닌 애매한 디자인으로 업계의 웃음거리가 됐다. 특히 슬라럼과 코너링에서 중심을 잘 잡지 못하고 뒤집어지면서 '세계 최고의 자동차'라는 벤츠의 명성에 먹칠을 하기도 했다. 

그런 A-클래스가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다시 등장했다. 날렵하고 커보이는 차체에 야무지고 듬직한 디자인을 가진 채 최고의 효율성까지 무장한 채 3번째 모델로 국내에 출시된 것이다. 

신형 A-클래스는 일단 90마력의 1.5L 디젤모델부터 360마력이란 괴력을 뿜어내는 2.0L 가솔린 터보엔진까지 다양한 엔진을 갖고 있는데, 국내에는 1.8L 디젤엔진과 7단 DCT가 조합된 A 200 CDI 블루이피션시 모델만 들어왔다. 


- 젊어지는 벤츠의 아이콘

A-클래스는 일단 전면부의 디자인부터 다르다. 라디에이터그릴이 큼지막하게 디자인되면서 고성능 모델과 비슷한 이미지를 뿜어낸다. 특히 전면 안개등이 차지했던 공간 대시 에어인테이크가 자리하면서 그야말로 야무진 인상을 보여준다. 

측면 역시 라인이 살아있다. 5도어 해치백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프런트 펜더부터 도어를 거쳐 리어 펜더까지 이어지는 두개의 에지라인은 A-클래스의 남다른 자신감을 보여주는 듯 하다. 특히 휠 하우스에 자리한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18인치 휠에서 벤츠 특유의 고성능 분위기가 무르익는다. 

뒷태에서는 한쌍의 듀얼 머플러가 A-클래스의 사나운 성징을 드러낸다. 듀얼 머플러는 국내 출시된 모델 중 나이트 트림에서만 적용된다. 아래 트림인 스타일과 기본형은 싱글 머플러다. 

인테리어는 형님격인 벤츠의 C, E클래스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오히려 더 뛰어나다. 일단 운전석과 조수석의 시트가 모두 버킷시트로 마감됐다. 여기에 칼럼 쉬프트 위로 수동변속을 할 수 있는 패들쉬프트가 자리해 있다. 센터페시아 상단에 자리한 LCD모니터와 아래 3개의 에어덕트는 A-클래스의 스포티함을 충분히 강조해준다.(상위클래스는 센터 에어덕트가 모두 2개만 있다)

아쉬운 점은 속도계 타코미터의 시인성이 낮다는 점이다. 하지만 디지털 속도계가 중앙에 있어 따로 속도를 볼 수 있는 만큼 큰 불편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뒷좌석 역시 아쉬움이 남는다. 해치백 특성상 5인이 언제나 탑승하는 것은 아니지만, 덩치 큰 사람이 앉기에는 조금 비좁다. 하지만 A-클래스의 특성상 뒷좌석에 사람을 태울 일은 많지 않아 보인다. 

가격 역시 걸림돌이다. 나이트 모델의 경우 가격만 4350만원인데, 인테리어나 활용성 측면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경차혜택을 받을 수도 없으니, 오히려 상위등급 세단인 C-클래스에 더 관심을 보일 것 같다. 


- 날렵한 가속력과 아쉬운 서스펜션

시동을 켝고 주행에 나섰다. 시승코스는 서울역을 출발해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까지 도착하는 147km 구간이다. 중간에 서울-춘천간 고속도로를 거쳐 고속국도와 일반국도를 고르게 지나간다. 

차체가 작아서일까. 도심구간에서는 굉장히 매력적인 주행감각을 느낄 수 있다. 작은 차체로 인해 컨트롤이 용이해 조그마한 틈으로도 가속과 추월이 가능하다. 게다가 작지만 강력한 터보엔진의 가속성능은 그야말로 탁월하다. 역시 벤츠의 기술력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고속구간 역시 마찬가지였다. 서울-춘천고속도로를 지나 인제시까지 이어지는 고속국도 구간에서도 별다른 어려움 없이 주행을 즐길 수 있었다. 특히 군데군데 추월을 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손맛은 작은 차를 운전할 때 경험할 수 있는 짜릿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줘 즐거운 주행을 할 수 있었다. 

인제스피디움에 도착해 곧바로 트랙주행에 나섰다. 문제는 여기에서 발생했다. 운전자의 무게 때문일까. 고속주행 후 급제동을 거는 과정에서 차량의 언더스티어 현상을 발생했다. 160km/h로 주행하다가 커브를 앞두고 급제동을 걸쳐 차체가 흔들린 것이다. 

여기에 코너링 이어지는 슬라럼 구간을 지나자 곧바로 중심을 잃고 VDC장치가 개입해 차체를 잡아줘야 했다. 아마도 트랙용 타이어가 아닌 일반타이어를 사용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 세련된 외모로 여성오너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을 듯

깔끔하고 세련된 디자인. 여기에 세계 최고라는 벤츠의 명성, 그리고 탁월한 주행성능까지 갖춘 A-클래스는 출시 전부터 이미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벤츠 관계자는 이날 행사장에서 "이미 초도물량 450여대 중 대부분이 사전예약판매가 된 상태"라며 "추가로 주문을 할지를 놓고 고민 중"이라고 귀띔했다. 외모 뿐 아니라 성격마저 매력적으로 변했으니 인기가 높은 것이 당연해 보인다. 

시승행사에 참석한 업계 전문기자들은 일단 A-클래스가 젊은 여성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벤츠 특유의 디자인에 명성, 그리고 아기자기한 인테리어와 쾌적한 성능이 젊은 여성오너들에게 매력포인트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반면 최고 성능을 자랑하는 A 220 CDI 모델이 국내에 출시되면 남성들까지 A-클래스를 좋아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때 벤츠의 치부였으나 꾸준한 개선작업을 거쳐 새로운 매력을 뿜어내고 벤츠의 A-클래스. 작지만 야무진 A-클래스가 색다른 매력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