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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story

[Peugeot] 디자인+경제성’ 잡은 프랑스의 120살 라이언



프랑스에서 가장 자동차그룹은 어디일까.

정답은 프랑스의 푸조(Peugeot)자동차다. 세 자리 숫자로 통일된 차종과 ‘Cat's Eye’로 불리는 독창적인 헤드램프로 알려진 푸조는 올해로 지난 1889년 설립됐다. 사람 나이로 따지면 120살을 먹은 셈이다.

최고령 나이지만, 푸조는 여전히 전세계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독특한 디자인과 탁월한 경제성을 무기로 프랑스는 물론 유럽 전역에서 서민들의 선택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 자전거에서 자동차까지

푸조자동차은 앞발을 든 ‘사자(Lion)’ 엠블럼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 엠블럼은 푸조의 창업자 가문인 푸조가문의 상징이다. 푸조家는 우산, 커피메이커, 철 등을 만들어 판매하는 사업가 집안이다.

푸조차의 역사는 가문의 계승자였던 아르망 푸조(Armand Peugeot)가 영국 유학을 하던 중 자전거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시작됐다. 이후 유학을 마친 아르망은 고향에서 자전거 제작사업을 하다 1889년 ‘셀롤레 증기엔진’을 장착한 삼륜차를 제작해 세계박람회에 나가게 된다. 푸조자동차의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사업초기 벤츠의 공동창업자였던 다임러로부터 로얄티를 내고 엔진을 공급받아 사륜차를 제작하던 아르망은 1896년 자체적인 엔진을 제작한다. 그리고 이듬해인 1897년 푸조자동차를 설립해 자동차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하지만 푸조차에게 자동차산업은 만만한 사업이 아니었다. 회사설립 초기 함께했던 엔지니어들이 타사로 스카우트된 것은 물론, 독립선언을 하는 통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고초 속에서도 아르망은 동생인 앙드레와 조카 로버트와 의기투합해 스위스와 독일의 국경지역인 소쇼(Sochaux)에 공장을 설립해 본격적인 자동차생산에 돌입한다. 이 때문에 소쇼에는 현재도 푸조 박물관이 있는 등 푸조의 고향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아르망은 소쇼공장 설립 이후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으며, 동생과 조카의 노력으로 자리를 잡아나가 프랑스 최대의 자동차메이커로 발돋움하기 시작했다. 현재 푸조의 경영권 역시 푸조 가문인 피에르 푸조 회장이 맡고 있다.


- 실용성과 고성능, 두 마리 토끼를 잡아랏!

푸조의 첫 인기차량은 855cc의 4기통 엔진을 단 깜찍한 소형차 베베(Bebe)였다. 이 차량은 슈퍼카의 대명사로 불리는 ‘부가티’의 창업자 에토레 부가티가 디자인했다.

베베는 깜찍한 외모와는 달리 강인한 내구성을 갖춰 큰 인기를 끌었다. 이 차량은 유럽 랠리와 그랑프리는 물론, 미국의 인디500 경주에도 참가해 좋은 성적을 기록해 고성능 차량이란 평가를 받았다.


제1차 세계대전이 시작될 무렵 푸조는 연간 자동차 1만대, 자전거 8만대 생산를 생산하는 대규모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에 1920년에는 자동차와 한축을 이루며 푸조차를 지탱했던 모터싸이클 분야를 분리한다. 1926년 설립된 ‘푸조 싸이클’이 바로 주인공이다.

모터싸이클을 분리시킨 푸조는 이때부터 자동차모델명을 통일하기 시작한다. 지금까지 쓰이고 있는 세자리 숫자로 이뤄진 모델명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 예를 들어 1930년에 발표된 201의 경우, ‘2’는 소형차 2시리즈로 ‘1’은 1세대 모델을 뜻한다. 현재 출시되고 있는 206의 경우 소형차 2시리즈로 6세대모델인 셈이다. 이 같은 푸조의 간결한 모델명은 이후 BMW와 아우디, 포르쉐 등이 따라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푸조는 프랑스의 서민차량으로 인식되고 있다. 높은 연비를 추구하는 탁월한 경제성 때문이다.

하지만 푸조는 고성능 차량도 만들어내고 있다. 1983년 발표됐던 205GTI의 경우 소형차 업계에서 ‘슈퍼카’로 불릴 정도로 높은 속도와 고성능을 보여 자동차업계의 신선한 충격을 주기도 했다.


- 세계로 뻗어 가는 PSA 푸조-시트로앵 그룹

프랑스에서 푸조가 차지하는 위상은 그야말로 대단하다. 프랑스 자동차 산업의 선도자로 여겨지고 있어서다.

실제 푸조는 프랑스의 또다른 대중메이커인 르노와 함께 기술개발에 나서기도 했으며, 고성능 차량으로 알려진 시트로앵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1976년 급심한 재정난에 시달리던 시트로앵을 인수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푸조는 현재의 ‘PSA 푸조-시트로앵 그룹’이 됐다.


이후 1978년에는 크라이슬러의 유럽 부문을 인수해 사업장을 유럽대륙을 확장하면서 글로벌메이커로의 진용을 갖추기 시작했다.

푸조는 현재 연간생산량이 300만대가 넘으며 유럽 2위, 세계 7위권의 글로벌메이커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7세대 모델들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다시 유럽인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자동차회사지만 가장 실용적이면서 높은 성능을 자랑하는 프랑스 라이온 ‘푸조’. 회사는 가장 오래됐지만, 차에 대한 욕심은 누구보다 앞서있는 푸조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snikers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