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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iving Review

[Volkswagen] 기본에 충실한 파사트, 럭셔리가 아쉬워~!

폭스바겐코리아가 출시한 파사트는 사실상 국내 준대형 시장을 노린 모델이다. 중형차임에도 3000만원대의 가격대를 책정한 만큼, 그랜저와 K7이 사실상 양분하고 있는 준대형 시장의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가격을 내린 만큼, 편의사양과 고급스러움도 지워져 아쉬움을 느꼈다. 

7세대 파사트의 가장 큰 특징은 덩치가 커졌다는 것이다. 이전모델보다 무려 103mm 늘어난 4870mm에 이른다. 지난 40년간 출시된 역대 모델 중 가장 긴 모델인 셈이다. 이로인해 레그룸이 75mm 늘어났고, 트렁크 역시 넓어졌다. 외모 역시 단단하고 중후해졌다. 이전모델까지 존재하던 귀여운 이미지는 철저히 배제하고, 직선 위주의 터치를 통해 남성적인 느낌을 살렸다. 

시승에 나섰다. 시승코스는 쉐라톤 호텔에서 남한강까지 왕복 약 100km에 달하는 구간이었다. 고속도로 구간과 곡선구간이 적절히 섞여 있어 코너링과 주행력, 그리고 탑승감을 알아보기 좋은 코스였다. 

차체길이가 늘어나며 휠씬 더 여유로워진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고 출발했다. 처음 출발할 때는 디젤 특유의 묵직함이 느껴졌지만, 곧바로 가속에 나서자, 빠르게 속도를 올라갔다. 직렬 4기통 디젤 직분사 터보차저 엔진에 6단 DSG 변속기가 조화를 이뤄 강하면서도 여유로운 힘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순간적으로 튀어나가는 힘이 강해 디젤차량이란 점이 강하게 느껴졌다. 

반면 3000만원대의 준대형 세단 임에도 인테리어는 썰렁해 보였다. 후방 카메라와 스톱앤스타트, 헤드업 디스플레이 기능이 없기 때문이다. 국내 준대형 세단이 최고급 편의사양으로 무장한 만큼 약점으로 보였다. 이에 대해 박동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은 출시 행사에서 "좋은 차는 제원표의 화려한 수치가 아닌 잘 달리고 잘 서는 자동차의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아쉬운 대목이었다. 

연비는 나름대로 괜찮았다. 고속구간에서는 높은 수치를 기록했지만, 곡선주로가 많은 지방로에서는 10km/L 초반을 기록했다. 공식 복합연비 14.6km/L가 이란 점을 감안하면 시내 주행에서도 국산차 대비 높은 효율성이 매력적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역시 가격이 문제다. 편의사양이 대거 축소됐지만, 수입차인 만큼 가격이 만만찮다. 파사트 2.0 TDI의 가격은 4050만원이다. 가솔린 모델은 3790만원으로 더 낮다. 하지만 같은 가격대의 국산차와의 비교할 때 편의사양이 많이 부족해 수입차라는 타이틀 외에는 크게 매력적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