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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iving Review

[Maserati] 존재감의 格이 다르다! GranTurismo Sport

< 해당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2012년 12월호에 게재됐습니다. >


[평택 전곡=서종열 기자]디자인과 스타일을 말하는 자동차는 많다. 하지만 존재만으로도 주변의 시선을 주목시키는 자동차는 드물다. 가만히 서 있는 것으로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내려면 디자인과 스타일, 그리고 브랜드의 가치가 모두 남달라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이탈리아의 수제 스포츠카 브랜드인 마세라티에 대한 관심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날카로우면서도 번쩍이는 광채를 뿜어내는 트라이던트(삼지창) 엠블럼에 우아하면서도 날렵해 보이는 디자인, 슈퍼카를 능가하는 파워풀한 성능이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이런 마세라티가 지난 9월 최고의 역작으로 평가받는 그란투리스모의 새로운 버전을 내놓았다. 마세라티 특유의 섬세하고 우아한 곡선과 스포티한 스타일링, 그리고 더욱 강해진 성능으로 무장한 그란투리스모 스포츠가 주인공이다. 


- 역동성과 우아함의 환상적인 조화


그란투리스모 스포츠는 마세라티의 최상위 모델로 평가받는 그란투리스모 MC스트라달레(이하 MC스트라달레)의 디자인을 물려받은 최신 모델이다. MC스트라달레는 전세계 자동차 마니아들의 찬사를 받은 모델로, 우아하지만 공격적인 디자인에 폭발적인 성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일반도로는 물론, 레이싱트랙에서도 완벽에 가까운 성능을 낼 수 있어 마니아들의 드림카로 손꼽히고 있다. 

실제 거리에 주차된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 스포츠의 모습을 본 시민들은 날렵하면서도 우아한 라인에 높은 관심과 탄성을 지어냈다. 젊은 남성은 아예 휴대폰카메라로 촬영을 하기도 했다. 디자인과 스타일만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멋진 자태를 자랑하는 그란투리스모 스포츠는 공기역학에 관한 마세라티 엔지니어와 디자어니의 모든 노하우를 담은 MC스트라달레의 디자인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마세라티 공식 수입사 Fmk(주) 관계자는 “공기역학적 효율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매끄럽게 이어지는 그란투리스모 스포츠의 바디라인은 마세라티 최고의 역작인 MC스트라달레의 DNA를 이어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새로운 버전인 만큼 휠씬 세련된 자태를 뽐낸다. 센터 프론트 스플리터에서 그릴 상단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라인과 블랙 프론트 그릴이 적용해 다이내믹함이 더욱 강조된 것. 또한 프론트 그릴 중앙에 자리한 마세라티의 상징인 트라이던트 엠블럼에는 최상의 퍼포먼스를 의미하는 레드칼라가 적용돼 눈길을 끈다. 

이와 함께 기존 모델에는 없던 LED 주간전조등(Daytime Running Light;DRL)이 탑재됐고, 스포티한 느낌을 배가시켜주는 사이드스커트와 리어 스포일러가 장착됐다. 


인테리어 역시 첨단과 전통의 조화를 통해 또다른 차원의 진화를 이뤄냈다. 먼저 기존 그란투리스모의 시트 디자인에 레이싱 스타일을 도입해 탑승자의 몸을 감싸주는 일체형 스포츠 시트를 적용했다. 이 시트는 고속 주행시에도 탑승자를 감싸줘 편안함을 높여주며, 최고급 소재인 폴트로나 프라우 가죽으로 마감해 하이엔드 럭셔리 브랜드의 자존심을 보여준다. 

또한 좌석 레그룸을 20mm 확장해 성인 4명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기존 모델 중에도 4인승이 있었지만, 좁은 뒷공간에 탑승하기가 어려웠던 점을 개선한 것이다. 이로써 그란투리스모 스포츠는 폭발적인 가속력과 속도감의 레이싱 본색과 편안한 승차감과 장거리 운전에도 적합한 그랜드투어러의 장점을 모두 가진 Sport Tourer의 정체성을 갖게 됐다. 


- 폭발적인 가속성능에 끈끈한 지구력도 갖춰


그란투리스모 스포츠의 디자인이 세단의 우아함과 스포츠카의 역동성을 조화시켰다면, 성능 역시 스포츠카의 하이 퍼포먼스 드라이빙 능력과 세단의 부드럽고 편안한 주행성능을 모두 갖추고 있다. 

이처럼 전혀 다른 두 가지 콘셉트를 한 차량에서 모두 경험할 수 있는 것은 마세라티 엔지니어들이 끊임없는 노력으로 완성시킨 4.7L V8엔진 때문이다. 최대출력 460마력(@7000rpm)에, 최대토크 53kg*m(@4750rpm)의 힘을 내는 4.7L V8 엔진은 일상 주행에 어울리는 부드러운 드라이빙 성능과 함께 하이 퍼포먼스 주행이 모두 가능하다. 

여기에 6단 시퀸셜 변속기와 ZF 자동 6단 변속기를 적용해 기존 모델에 비해 좀 더 빠른 속도와 반응을 이끌어냈다. 6단 시퀸셜 변속기 모델은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그란투리스모S보다 0.2초 빠른 4.7초만에 주파하며, 최고속도도 300km/h에 이른다. ZF 6단 자동변속기 모델 역시 기존 그란투리스모S Automatic보다 0.2초 빠른 4.8초에 제로백을 기록했으며, 최고속도는 298km/h다. 

실제 시승에 나섰다. 시승구간은 경기도 화성시 궁평항 인근의 화성방파제로 왕복 4차선의 약 10km의 직선구간이 펼쳐져 있다. 이곳에서 그란투리스모 스포츠의 시동을 걸자 경쾌하면서도 매력적인 숨소리를 냈다. 굵직한 저음의 배기음이 인상적이었던 MC스트라달레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먼저 오토노멀 모드로 주행에 나섰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5초 남짓 걸렸다. 가속페달을 더 깊게 밟자, 계기판의 RPM게이지와 속도계가 오른쪽으로 한없이 움직인다. 속도계가 160km/h를 넘어서자, 차체가 단단해지면서 아래로 가라앉은 느낌이 든다.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강풍이 불었지만, 260km/h 이상으로 속도를 내도 안정감이 느껴졌다. 

방파제 끝에서 출발지로 되돌아오는 길에는 매뉴얼 스포츠 모드를 작동시켰다. 가속페달을 밟자 굉음과 함께 차가 튕겨져 나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계기판에서는 기어 변속 시점을 알려주는 MC 오토 시프트가 작동돼 더욱 다이내믹한 주행을 즐길 수 있었다. 

고속 주행을 이어가다 주변을 확인하고, 급제동을 걸었다. 안전벨트와 일체형 레이싱 시트가 몸을 고정시켜주면서 관성을 최소화하는 사이, 차량은 흔들림 없이 곧바로 자리에 섰다. 잘 달리고, 잘 서야 하는 자동차의 기본에 충실하다는 느낌이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점은 엄청난 가속력과 운동신경에도 불구하고, 운전자의 주행 느낌이 굉장히 편안하다는 점이다. 레그룸을 높이면서 넓어진 시야와 일체형 레이싱 시트의 안정감, 그리고 최고의 그립감을 자랑하는 스티어링휠 등이 긴장감과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던 경쟁차종과는 확연한 장점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우아한 자태와 강렬한 배기음에 한번 반하고, 편안하고 안락한 주행 느낌과 함께 완벽한 가까운 운동성능을 느낄 수 있는 그란투리스모 스포츠. 서 있을 때나 달릴 때나 격이 다른 존재감을 보여주는 이 차의 가격은 VAT포함 MC오토시프트(ZF 6단 자동변속기) 모델이 2억2900만원, MC시프트(6단 시퀀셜 변속기) 모델이 2억430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