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5월16일
중제 : 고유가에 SUV 생산라인 6주 감산
판매망 동요에 ‘경영진 책임론’도
리드 :
체어맨W 출시를 계기로 상승곡선을 달리던 쌍용자동차가 고유가로 인해 휘청거리고 있다. 올 1분기 340억여원의 순손실에 이어 경유값마저 급등하면서 주력라인인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차량 판매에 급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급한 대로 일부 생산 라인의 감산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뚜렷한 해결책이 없어 경영진의 책임론마저 거론되고 있다.
본문 :
“경유값 급등 때문에 1분기에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체 차종도 없어 그야말로 벼랑 끝 심정이다.”
쌍용차는 이달 초 4월까지의 판매실적이 나오자마자 “경영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며 직원들의 경각심을 불러 일으켰다. 경유값 급등의 여파로 SUV 판매가 급감하면서 회사의 존속마저 걱정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 위기 공유한 노사, ‘감산’에 합의
쌍용차가 곧바로 내놓은 대책은 바로 ‘휴업’이었다. 평택공장 조립1라인의 휴업을 단행하는 방안을 노조에 제시한 것이다. 평택공장 조립1라인에서는 쌍용차의 주력차종인 랙스턴과 액틴언을 생산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쌍용차 경영진이 같은 제안에 대해 “평택공장에서 생산되는 랙스턴과 액티언 차량의 판매부진이 가장 큰 배경이 됐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또한 휴업 등을 통해 발생한 유휴인력의 재배치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노조 집행부는 이에 “신차 부재와 판매부진의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려 든다”며 경영진의 ‘휴업’ 제의를 거절했다.
하지만 지난 19~20일 간의 협상을 통해 결국 ‘휴업’이 아닌 ‘감산’에 합의했다. 오는 7월1일까지 6주 동안 평택공장 조립 1라인의 근무방식을 주야1교대에서 야간 1교대로 변경하는 데 합의한 것이다. 다만 노조측은 ‘사측이 어떤 경우에 있어도 이번 휴업으로 인한 고용불안이 초래되지 않도록 한다’는 단서조항을 넣고 ‘감산’에 합의했다.
쌍용차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재고가 쌓여 감산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부분 휴업 결정은 노사 양측이 위기에 대한 인식을 공유한 결과”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이와 함께 지난 3월 출시 이후 판매가 순조로운 체어맨W 생산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그러나 쌍용차 노조는 이에 관련 “경영진이 1분기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면서 경영위기의 상황에 처했다”면서 “경영위기의 도화선이 된 고유가는 지난해부터 계속 제기돼 왔던 문제인데도 이에 대한 대비를 소홀히 한 점에 대해서는 분명히 책임소재를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판매망 동요에 체어맨W도 주춤
그러나 쌍용차에 닥친 현안은 단순히 경유값 폭등만이 아니다. 또 다른 주력차종인 대형세단 역시 최근 주춤거리고 있어서다.
쌍용차는 올해 2월말 초대형 세단 '체어맨W'를 출시하면서 올 한해 내수 1만3000대, 수출 1만대 등 총 2만3000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시장의 폭발적인 반응에도 불구, 정작 엔진과 미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이 공급부족 현상을 빚으면서 생산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뜩이나 회사 경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수요가 있어도 차를 만들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게 노조측의 주장이다.
쌍용차 판매대리점 직원도 “경영진이 체어맨W보다는 체어맨H가, 또 체어맨W의 경우에도 5000cc급(V8 5000) 보다는 3600cc급(CW700)의 판매가 잘 될 것으로 예측한 것 같다”며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체어맨W 5000cc급의 판매가 제일 잘 되는 판매 역전이 발생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 때문에 고객들의 대기기간이 길어지면서 경쟁사의 동급차종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는 것.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지난달 내수시장에서 체어맨W는 3월(1020대)보다 5.7% 줄어든 962대가 판매됐고, 체어맨H도 전월(708대)보다 13.4% 감소한 613대에 그쳤다.
- 경영진 책임론 불거져
쌍용차 안팎에서는 2005년 초 쌍용차를 인수한 상하이차의 경영 방침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쌍용차 노조는 소식지를 통해 “상하이차가 지난 2년간 신차개발 등 투자를 방치한 결과가 지금의 상황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그래서일까. 지난해 말 237개였던 쌍용차 대리점이 5개월 만에 221개로 주는 등 판매망 동요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업계의 시선도 싸늘하다. 쌍용차 노조가 사실상의 임금하락을 감수하면서 선택한 ‘감산정책’ 역시 임시방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휴업동안 임금의 70%가량이 지급되기 때문에 고정비 부담은 여전할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에 대해 쌍용차 관계자는 “신차개발은 이뤄지고 있다”면서 “2011년 풀 라인업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노조측도 시간을 갖고 기다려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서종열 기자 <snikers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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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경유, 휘발유를 앞지르다
국제 경유가격 강세가 지속되면서 정유사들이 주유소에 공급하는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넘어섰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지난 19일부터 경유를 휘발유보다 리터당 5원 높은 가격에 주유소에 공급하고 있다. GS칼텍스도 이날 오전 0시를 기해 경유 가격을 휘발유보다 리터당 30원 가량 높게 책정했다.
SK에너지는 22일 오전 0시부터 경유 공급 가격을 올릴 예정이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가격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경유 값이 휘발유보다 높게 정해질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격 역전현상에 대해 정유사 관계자는 “국제 석유시장에서 경유가격이 휘발유값 보다 높을 뿐만 아니라 부과되는 세금도 늘어나면서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한국석유협회 관계자도 “국내 석유제품가격은 국제 석유제품가격에 연동돼 책정되고 있다”면서 “전세계적으로 경유의 수요가 크게 증가했지만 중국 내 정유공장 정기 보수에 따른 공급 감소로 국제 경유가격이 크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일 기준 싱가포르 석유시장에서 거래된 국제 경유가격은 배럴당 164.63달러로 일일 거래 기준 가장 비쌌던 이날 휘발유가격 132.26(95RON. 옥탄가 기준)달러보다 32달러 비쌌다.
Dosalz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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